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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하나님 믿으면 천당…불교 믿으면 지옥불에

 

“하나님 믿으면 천당…불교 믿으면 지옥불에”

경주초교 교사 특정종교 강요 ‘물의’

 

학부모들 수업거부 이어 해당 교사 퇴진요구 항의집회

경북 경주초등학교 김 모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종교를 강요한 것이 밝혀져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학부모들은 집단적으로 아이들의 수업을 거부한데 이어 1일에는 등교를 거부했고, 같은 날 학교 강당에서 300여명의 학부모들이 김 교사 퇴진을 요구하며 항의집회를 벌였다.

김 교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것이다. 수업거부에 앞서 학부모 743명은 지난달 경주교육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그간 김 교사가 학생들에게 특정종교를 강요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가 주도해 학생을 왕따시켜 전학을 가게 하는 등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을 목격했다”며 “김 교사가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면 집단 전학과 전교생 등록거부 등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정서에 따르면 김 교사는 수업시간에 강압적인 종교교육을 일삼은 것으로 보인다. 기도하거나 성경책을 읽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하고, 매주 일요일에는 학생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교회에 함께 갈 것을 권했다고 한다. 또 경주시내의 교회를 찾아다니며 “교회는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좋은 것을 찾는 법이라”라고 가르치고, 수업 중에 “하나님을 믿으면 천당에 가고 불교나 다른 종교를 믿으면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 교사는 학부모들의 주장을 허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 교사는 “종교 교육을 실시했지만 교과 시간 외에 진행했을 뿐”이라며 “강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자율을 최대한 존중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지자 1일 현재 경주교육청에서는 진상조사에 나섰다. 학교 2층 휴게실에 감사실을 설치하고 3개조로 나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종교행위 뿐만 아니라 수업거부 사태를 일으킨 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교사에게 경고장을 보낸 상태이다. 최창윤 교장은 “학부모들이 자기 자식을 공부하지 말라고 했을 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감사결과에 따라 김 교사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박광서 공동대표는 “피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나 교사와 대응해 이런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 어려운 현실에서 등교거부까지 벌인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번 사건과 같이 교육자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은 교육계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현경 엄태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