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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생명평화도보순례단 회향

 

생명평화도보순례단 회향

“종파 초월해 병든 산하 돌볼 것”

2월12일 김포 애기봉 전망대를 출발해 한강과 낙동강, 영산강, 금강 등 4대강 유역을 찾아다녔던 ‘생명을 모시는 사람들’의 도보순례가 103일 만인 지난 24일 회향했다. 이날 종로 보신각 앞에서는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순례단을 환영하는 ‘생명과 평화의 강 모심’대회가 열렸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윤준한 공동대표는 환영사에서 “아픈 다리를 이끌고 순례길을 지켜온 수경스님과 쓰러졌다 다시 일어난 이필완 목사님이 있어 전문가가 양심선언을 하는 것이 가능했고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며 도보순례의 성과를 알렸다.

이어 광주 서일초등학교 2학년 김여진 어린이가 103일간의 강 구석구석을 찾아다닌 순례단 의 인사를 대신했다. 김여진 양은 “한달간 주말마다 도보순례에 참석하면서 본 강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가 한반도 운하를 건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순례단 일원이었던 박남준 시인은 ‘운하 이후’를 낭독해 살아 흐르고 싶은 강의 모습을 의인화해 전했다.

김포불교환경연대 대표 지관스님과 김규봉 신부, 김현규 교무, 김민해 목사 등은 불교, 개신교, 가톨릭, 원불교를 대표해 ‘생명의 강을 위한 기도문’을 낭독했다. 불교계를 대신해 지관스님은 “삼라만상이 부처님의 나투심인줄 몸으로 깨치지 못해 마침내 물신의 폭력 앞에 만생명이 벼랑 끝에 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자비의 방편을 펼쳐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시대의 미망을 지혜의 죽비로 깨우쳐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또 “순례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 않고 앞으로 종파의 장벽을 초월해 병들어 신음하는 산하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4대종단 대표들이 합동기도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103일 동안 4대강을 따라 5000여리를 걸어온 순례단은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골제 채취와 폐수로 죽어가는 강을 만났고, 사막화가 된 새만금 갯벌과 맞추칠 때 속울음을 삼켰다”며 “그럴듯한 설교를 늘어놓으며 반생명, 비인간화의 길에 편승하는 어리석은 종교인으로 살아온 날들을 참회했다”고 말했다.

또 “생명의 의지처인 강과 산과 바다를 모시며 되살리려는 마음을 모아 이명박 정부에 한반도 운하 백지화를 선언해줄 것”을 호소하며 “정부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생명의 강을 지키고 잘 가꿔줄 것”을 당부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