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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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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벽송사의 미인송 함양 벽송사의 미인송 벽송사 대웅전 위쪽 공터에서 자라는 미인송(오른쪽)과 도인송. “행여 상할까”…‘천년 깨달음’의 기운 보듬다 비가 내렸다. 비는 묵직했다. 성난 물들은 하늘을 조금씩 끌어내렸다. 허공은 젖으면서 엉망이 됐다. 하늘은 땅의 자리를 가로챘고 땅은 살점이 뜯긴 채 더 낮은 ..
남양주 묘적사의 연못 남양주 묘적사의 연못 묘적사 경내에 있는 연못. 밝음을 잉태해내는 더러움 무엇이 이보다 아름다우랴 처염상정(處染常淨)은 오래된 가치다. 진흙탕에서만 꽃을 피우는 연(蓮)을 기리는 말이다. 오탁악세(汚濁惡世)에서도 선연한 청정함을 유지하는 연은 예로부터 보살의 꽃, 군자의 꽃이라 불렸다. ..
논산 관촉사의 미륵 논산 관촉사의 미륵 미륵은 위험한 부처님이다. 미륵을 참칭하는 자들은 백이면 백 사기꾼이었다. 56억 7000만년 만에 내려온다는 신화는, 약물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지독하게 인색한 온정에 많은 민중이 울었다. 울면서 밟히고 밟히면서 울다가 또 속고 또 무너졌다. 재림의 주기..
삿포로 중앙사의 마지 삿포로 중앙사의 마지 일본 삿포로에 위치한 중앙사의 본당 내부. ‘찬란한’ 불단 ‘초라한’ 공양 아름다움과 아쉬움의 공존 근대 이전 일본인들은 홋카이도(北海道)를 에조치(蝦夷地)라고 불렀다. 원주민인 아이누족(族)의 땅이라는 뜻이다. 아이누에겐 입말만 있었을 뿐 글말이 없었다. 역사를 기..
상주 남장사의 이백 상주 남장사의 이백 남장사 극락보전 내벽에 그려진 이백기경상천도(李白騎鯨上天圖). 사찰서 노니는 이백의 모습서 피안을 그리다 희대의 풍운아를 절에서, 그것도 우리나라 절에서 만난다는 건 희귀한 경험이다. 상주 남장사 극락보전엔 이백이 고래를 타고 하늘로 오르는 그림이 걸려 있다. …발..
남원 실상사의 석장승 남원 실상사의 석장승 남원 실상사 인근에 서 있는 석장승 3기. 왼쪽은 해탈교 밖에 있는 장승. 가운데와 오른쪽은 해탈교 안쪽에 좌우로 서 있는 장승이다. 일그러진 장승 모습, 민중의 모습 보는 듯 ‘어느 날 임금과 신하가 오누이를 외딴 섬에 가두면 어떻게 될까를 두고 내기를 걸었다. 남매관계를..
함안 장춘사의 불두화 함안 장춘사의 불두화 장춘(長春)이라 해서 봄이 긴 줄 알았다. 애당초 착각이었다. 함안. 더위를 가장 먼저 빨아들이는 남도 자락이다. 봄이 길 까닭이 없다. 마침 절을 찾은 날은 5월 끝물이었는데 날씨는 7월까지 앞질러 간 느낌이다. 숲은 이미 한여름이었고 절은 숲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장춘사 입..
서귀포 봉림사의 하논 서귀포 봉림사의 하논 <사진> 화산 분화구에 생성된 하논. 오른쪽 아래 사진은 서귀포 봉림사 내부. ‘하논’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크다’의 고어인 ‘하다’의 하와 논이 들붙은 합성어였다. 어쨌든 멋진 이름이었고 그래서 찾아갔다. 하논은 화산 분화구 위에 생성된 논이다. 제주월드컵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