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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화마 딛고 나툰 관세음보살님

 

“화마 딛고 나툰 관세음보살님…”

낙산사, 원통보전 등 9개동 복원 1차 불사 회향법회

사진설명 : 지난 16일 화재로 전소되었던 낙산사 원통보전이 2년 7개월 만에 복원, 낙성식이 봉행됐다. 양양=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오늘 타종식을 가진 낙산사 범종이 울릴 때마다 중생들의 간절한 발원들이 다시 세상에서 아름다운 울림으로, 자비와 원력으로 회향되길 염원합니다. 이 종소리를 들을 때마다 모든 고통과 슬픔이 소멸되어 세상을 향한 영원한 법음으로 이어지길 바라옵니다.”

화마로 폐허가 된 양양 낙산사에 다시 부처님의 도량이 세워졌다. 새로 지은 범종각에 안치된 범종이 타종되는 순간 사부대중 1만5000여명도 함께 숨을 죽였다.

2005년 대형산불로 전각과 숲을 잃었던 낙산사는 2년7개월여의 복원불사 끝에 지난 16일 주요전각인 원통보전 낙성식 및 범종 타종식을 봉행했다. 이날 낙성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법어를 통해 “사부대중 모든 불자님들과 국민들의 피나는 정성을 모아 웅장하고 화려하게 확장 복원해 오늘의 낙성을 보게 됐다”면서 “앞으로 낙산사가 더욱 발전해 모든 국민들의 정신적 의지처가 되기를 기원드린다”라고 말했다.

낙산사 주지 정념스님은 “오늘 화마의 상처를 극복하고 원통보전 낙성식 및 범종 타종식을 봉행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환희심을 느낀다”면서 “기와 한장, 기둥 하나에 실린 국민과 불자들의 정성을 새겨 천년고찰의 사격을 되살리는 정진을, 남은 불사에 쏟아내겠다”고 말했다. 낙성식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자승스님, 호계원장 법등스님, 종회의원 보선스님, 신흥사 회주 오현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동화사 주지 허운스님, 김진선 강원도지사, 이진호 양양군수 등이 참석했다.

복원 완공된 원통보전(강원도유형문화재 제35호)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팔작지붕의 정방형 구조로 복원돼 조선 초기 다포식 건물의 장엄함을 되살렸다. ‘원통보전’ 현판글씨는 경봉스님의 친필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불길 속에서도 필사의 노력으로 옮겨 화마를 피했던 건칠관세음보살상(보물 제1362호)이 원통보전으로 다시 옮겨 봉안됐다.

화재로 녹아내렸던 범종과 사물 등이 봉안된 범종각은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도록 아(亞)자형으로 설계됐다. 지난해 보물로 지정돼 있었지만 산불에 녹아 내린 동종(보물 제 479호)를 복원했고, 범종도 새로 만들어 범종각에 법고, 목어와 함께 봉안됐다.

당시 화재로 홍련암 의상대를 제외하고는 15채의 건물이 소실되었던 낙산사는 현재 스님들의 숙소인 심검당, 식당인 선열당, 자연석으로 쌓은 홍예문, 신도 숙소인 홍련암 연하당, 템플스테이 공간인 취숙헌, 화장실(해우소) 등 9개동을 완공해 1차 중창불사를 마무리했다.

낙산사는 17세기에 그려진 단원 김홍도의 낙산사도를 바탕으로 현재 전체 복원불사의 60%가량이 완성됐으며, 내년 말까지 6개동의 건물과 산림조경을 마무리 해 2009년 전체복원불사를 끝낼 예정이다. 

이와함께 이날 원통보전 낙성식에서는 식전 행사로 영산재 및 법고시연이 있었으며, 지역주민에게 복원불사 회향의 의미로 독거노인 소년소년 가장들을 위한 쌀과 라면 등의 물품을 전달했다.

양양=임나정 기자 muse724@ibulgyo.com

 

[불교신문 2378호/ 11월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