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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일주문 잠그고 용맹정진하라

 

“일주문 잠그고 용맹정진하라”

24일, 전국 100곳 선원서 정해년 동안거 결제


해인총림선원을 비롯한 전국의 100여 곳 선원은 지난 24일 ‘정해년 동안거 결제일’을 맞아 일제히 결제법회를 봉행하고 정진에 들어갔다. 내년 2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동안거 결제에 조계종은 2200여명의 운수납자들이 화두 참구하며 깨달음을 얻기 위한 용맹정진에 들어갔다.

동안거 결제일인 지난 24일 조계종 법전 종정예하(해인총림 방장)는 전국의 수행납자들을 분발토록 격려하는 결제 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종정예하는 “세존께서 자비를 내리시고 채찍을 보이신 곳을 알고자 한다면 오로지 화두를 간절하게 드는 일 뿐”이라며 “만약에 화두를 타파해 이러한 도리를 분명히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천하의 모든 종사들이 외도와 도반이 되겠지만 만일 서로가 인증(印證)할 수 없다면 동토의 납자라고 할지라도 서천의 외도보다도 더 못하게 될 것”이라고 수행자들을 격려했다.

 

지난 23일 선운사 참당선원에서는 동안거 결제를 하루 앞두고, 먼저 온 스님들이 청소후 좌복을 깔고 나중에 도착하는 도착하는 스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신재호 기자

종정예하는 또 “외도는 유언과 무언을 떠나서 한마디 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사구(四句)와 백비(百非)를 떠나서 한마디 하라는 말”이라 설명하고 “이번 동안거 결제철에는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을 사구와 백비를 떠나서 곧장 볼 수 있는 안목이 열리도록 삼동한철 동안 일주문을 걸어 잠그고 사관에서 용맹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영축총림 통도사방장 원명스님도 결제법어를 통해 “공부를 함에 은산철벽이라는 장벽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결코 깨달음에 이른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우선 공부를 함에 있어서 은산철벽이 나타날 때까지 매진해야 하고 그런 다음에 그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다시 한 번 용맹심을 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계총림 송광사방장 보성스님도 결제법어를 통해 “고인(古人)의 말씀에 공부(工夫)와 일은 둘이 아니라고 했다. 중국 백장스님은 하루를 놀면 하루를 굶는다고 하셨고 용성스님과 학명스님은 선농을 병행하셨다”며 “우리 송광사 대중은 시물(施物)을 수용(受用)하고 살면서 한가하게 놀다가 죽어서 소되는 일은 없기 바라는 바”라며 정진을 당부했다.

덕숭총림 수덕사방장 원담스님도 “대중들이 정진을 잘하여 자기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밝히는 일은 자기 생사를 영단하는 길이요, 부처님의 크신 은혜를 갚는 길이며, 일체 중생을 건지는 길”이라며 “부디 시은(施恩)을 헛되이 소비하지 말고 금년 삼동(三冬) 결제에 결단코 참학(參學)하는 일을 마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고불총림 백양사방장 지종스님도 동안거 결제법문을 통해 “이번 결제에 임하여 내 마음의 고정된 인식, 상대적인 마음을 완전히 타파해서 험하고 시끄러운 이 사바세계를 일거에 잠재우라”고 설하며 수행납자들의 용맹정진을 당부했다.

〈총림방장 결제법어 전문 3면〉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