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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교리와법문

[고승]도선국사 - 스님 명성만큼 진영 가치 ‘最高’

 

도선국사 - 스님 명성만큼 진영 가치 ‘最高’


“계행을 연마하신 그 덕은 사람과 하늘을 감동시켰고 음양에 통달하신 그 공은 온 나라에 퍼졌도다.” 고려시대 최고 문장가로 꼽히는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제40권에 수록된 ‘도선국사에게 올리는 제문’이라는 글을 통해 신라 말 대표적 선승인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에 대한 경외심을 이같이 표현했다.




스님 명성만큼 진영 가치 ‘最高’

불조 참뜻 통달…음양풍수도 능통

제작연도 명확, 양식.색감 뛰어나


도선스님은 불조(佛祖)의 참뜻을 통달하고 자비를 실천한 선사이자 현실적 이익에 바탕을 둔 풍수사상의 선구자로 불가뿐만 아니라 속세에서도 널리 존경받았다. 신라시대 4대 고승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스님은 신라 효공왕에게 요공선사라는 시호를 받고, 열반 후 고려시대에는 선각국사(고려 인종)와 왕사(고려 숙종), 대선사(고려 현종) 등으로 각각 추봉(追封)될 정도로 당대 사부대중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또한 <도선비기>를 비롯해 <송악명당기>, <삼각산명당기> 등의 풍수지리서를 저술할 정도로 음양풍수설에도 능통했다. 문화관광부는 스님의 이러한 사상을 선양하고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해 스님을 ‘1996년 7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사진설명> 순천 선암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도선국사 진영. 사진제공=직지성보박물관

때문에 전국 각 사찰에서는 도선스님의 진영을 모셔놓고 오랜 시간에 걸쳐 후손들에게 그 뜻을 전하고 있다. 스님의 진영을 모신 사찰로는 순천 선암사, 영암 도갑사, 서울 도선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선암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스님의 진영은 불화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6년 11월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1506호로 지정됐다. 이 진영은 1805년에 중수(重修)한 것으로 제작연도가 밝혀져 있고 양식이나 색감 등이 뛰어나며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다리를 내려 정좌한 자세로 오른쪽을 향해 비스듬히 앉았으며 오른손에는 주장자를 세워 들고 있다. 장삼과 가사의 옷 주름에는 먹 선과 흰 선을 중첩하고, 붉은색 가사에 흰색의 문양을 표현하고 있다.

바닥에는 직사각형의 돗자리를 펼쳐놓았고 의자 오른쪽으로는 경함(經函)이 배치되어 있다. 진영 상단에는 1772년께 그림을 그린 뒤 쓴 것으로 보이는 찬문이 보이며, 다시 1805년에 도일스님이 중수했다는 기록이 적혀 있어 조선후기 고승 진영의 제작연도를 알 수 있는 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도갑사 성보박물관에 봉안돼 있는 도선스님도 지난 1990년 12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176호로 지정된 문화재다. 비단에 호분과 진한 채색으로 그렸고 왼쪽 윗부분에는 ‘도선국사진영’이라고 씌어 있는 이 진영은 약간 오른쪽으로 향하여 앉은 자세로 긴 가지를 들고 의자에 걸터앉은 모습이 조선 후기 스님 초상화의 전형을 보여 준다.

허정철 기자

[불교신문 2398호/ 2월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