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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인터넷 포교의 조건과 실태

 

인터넷 포교의 조건과 실태

 

 

e세상의 사찰, 알차게 꾸려야

 

고도정보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요즘 사찰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매우 중요한 포교도구이다. 홈페이지는 지구촌에서 누구든지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서 사찰에 접근하고 불교를 배울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서 여러 가지 사이버 표현 수단의 보유여부는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와 조직의 정체성과 활동성의 평가지표로 활용된다.

인터넷은 일방성이 아니라 쌍방성이라는 점에서 더 큰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즉 일방적인 홍보차원에서 벗어나 네티즌들과 교류하면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사찰관련 사이트를 방문하다 보면 회원들이 형성되고 사이버 신도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때가 되면 사찰을 방문하여 대면접촉이 가능한 신행활동을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통한 포교활동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사찰의 홈페이지가 효과적인 포교매체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네티즌과 쌍방향교류 큰 매력

내용.메시지등 업데이트 중요

첫째, 포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메시지가 제공되어야 한다. 25개 교구본사의 홈페이지를 분석해 보면 화려한 사진에 훌륭하게 디자인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겉모습과는 달리 사찰을 알리는 홍보성 기사 외에 사회와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메시지는 거의 없다. 즉 잘 지어진 집에 정작 생활에 필요한 살림살이가 없는 것이다. 사찰의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스님들의 설법이 문자, 음성, 영상으로 제공돼야만 네티즌을 끌어들일 수 있다.

둘째, 사이버 신행활동이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인터넷 접속으로 법당에도 들어갈 수 있고, 설법도 들을 수 있고, 온라인 기도접수도 할 수 있어야만 네티즌이 사이버 신도가 될 수 있다. 사이버 신도는 국적과 지역에 관계없이 형성될 수 있는데 사이버 신행이 가능한 교구본사의 홈페이지는 몇 곳에 불과하다. 비교적 꾸며진 사이버 법당은 송광사 홈페이지로 여기에는 ‘내 마음의 법당’이 있어서 향과 초 공양 도 올릴 수 있고, 핸드폰 결재로 시주금도 낼 수 있다.

셋째, 네티즌과의 적극적인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해야만 포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쌍방향 의사소통의 대부분은 사이버 상담으로 이루어진다. 게시판의 공개적인 글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와 전문적 상담이 이루어질 때 네티즌이 신도가 될 수 있다. 사찰에는 인터넷 신행상담을 전문으로 해주는 스님이나 직원들이 배치되어 있어야만 사찰과 세상이 소통할 수 있다.

어야 한다.

넷째, 사찰 홈페이지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활성화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새로운 소식이 지속적으로 업 데이트 되어야 하고, 사보를 웹진 형태로 인터넷에 게재하는 것도 필요하다. 포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찰, 스님, 신행단체 등의 활동 소식들이 제 때에 올려져야만 네티즌들이 정기적으로 사찰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된다.

다섯째, 사찰 홈페이지는 홀로 존재하는 섬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 총무원, 다른 교구본사, 산하의 말사와 신행단체 홈페이지를 연결하는 중심에 있어야만 많은 네티즌이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일반 포털 사이트의 카페, 블러그 등에서도 소개되고 연계되어 있어야만 널리 알려질 수 있다. 조계종단 24개 교구본사 홈페이지 중에서는 다른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배너가 붙지 않은 곳이 많다. 그리고 포털 사이트의 카페나 개인 블러그를 활용하는 홈페이지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불교계 언론과의 연계조차도 잘 되지 않고 있다.

여섯째, 영어와 중국어 등과 같은 외국어 사이트를 함께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 교구본사 중에서 외국어로 된 사이트가 운영되는 곳은 조계사, 송광사를 비롯하여 몇 개 사찰의 홈페이지에 불과하다. 세계 각국 사람들을 사찰로 불러오기 위해서는 영문을 비롯하여 다수 인종이 사용하는 언어로 만든 홈페이지가 필요하다.

김응철 /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불교신문 2371호/ 10월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