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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유마경

 

유마경

“중생 있는 곳이 보살의 정토다”

유마힐 거사가 설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 경은 대승 경전 중 그 성립이 반야부 다음에 이루어진 것으로 성립의 역사가 오래 된 경이다. 범어의 원래 이름이 〈비말라 키르티 니르데사 수트라(Vimalakirti nirdesha sutra)인데 한역으로 〈유마힐소설경〉으로 불리고 줄여서 〈유마경(維摩經)〉이라 한다.
 
모두 14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경은 반야부 경전과 그 내용의 상통점이 많다. 특히 보살행을 강조하고 불국토 건설을 지향하는 불국정토사상을 찬양하는 매우 특이한 뉘앙스를 가진 법문을 설하고 있다.
 
보살정토행을 강조하면서 중생을 교화하려는 대원이 있는 곳은 모두 불토가 된다고 하였다. “중생이 있는 곳이 보살의 정토다” 라고 한 말은 매우 유명한 말이다. 이 경의 한역본은 원래 7가지가 있었다 하나 현재 3가지가 전해진다. 역자가 지겸(支謙)인 〈유마힐경〉(2권)과 구마라집 번역의 〈유마힐소설경〉(3권), 그리고 현장이 번역한 6권으로 된 〈설무구칭경설(說無垢稱經)〉이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유통된 것이 구마라집 역본이다.
 
처음 〈불국품〉에서 부처님이 보적의 물음에 답하면서 불국토가 바로 보살의 정토라고 말하고 모든 중생이 있는 데가 보살의 불토라 하였다. 땅에 궁궐을 지을 수 있지 허공에 궁궐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보살은 중생을 성취하려는 까닭에 중생 쪽에 불국을 취한다는 것이다.
 
“보적아! 네 마땅히 알아라. 직심(直心)이 곧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성불할 때 떳떳한 중생이 따라와 그 나라에 태어나느니라. 또 심심(深心)이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성불할 때 공덕을 갖춘 중생이 그 나라에 따라와 태어나느니라. 보리심이 곧 보살의 정토니 보살이 성불할 때 대승중생이 그 나라에 따라와 태어나느니라.”
 
보살행 강조…불국정토 사상 찬양 특징
유마거사와 문수보살 대화 ‘클라이맥스’
 
이어 부처님은 육바라밀, 사섭법, 37조도품, 십선(十善) 등이 모두 보살의 정토라 하였다. 보살이 정토를 얻고자 하거든 그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하며 마음이 깨끗하면 불토가 이루어진다 하였다.
 
두 번째 〈방편품〉부터 유마거사가 설주가 되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이미 불법을 성취하고 무생법인을 얻어 내실이 무구청정하나 다만 방편으로 세속적 환경에 처할 따름이라 하였다.
 
“무량한 방편으로 중생을 요익케 한다. 보살이 병을 앓는 것도 방편의 하나다.”
유마가 병을 핑계하고 앓고 있으면서 부처님의 문병을 원하였더니 부처님이 10대 제자와 여러 보살들에게 문병가기를 권하나 모두 유마의 법력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사양하여 마침내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말씀을 받들어 문병을 가게 되었다.
문수가 유마를 찾아왔을 때 그는 텅 빈 방에 몸을 눕혀 앓고 있었다. 문수의 병문을 받은 유마는 자신이 병에 걸려도 병에 걸린 것이 없다 하였다.
 
“거사의 병이 몸이 병든 것입니까? 마음이 병든 것입니까?”
유마는 몸이 병든 것도 마음이 병든 것도 아니라 하였다. 몸과 마음의 실체가 없으므로 병의 실체도 없다는 뜻이다. 〈문수보살문질품〉에 나오는 두 사람의 대화는 유마경의 클라이맥스다. 부사의한 법문이라 말하기도 한다. 〈유마경〉을 일명 〈부사의경〉이라 하는데 화엄의 부사의 해탈경계와 같은 뜻이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17호/ 4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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