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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육도집경(六度集經)

 

육도집경(六度集經)

“훌륭한 인격은 이타원력으로 완성”

대승불교의 이상적 수행자 상은 보살이다. 보살이란 범어 ‘보디사뜨바(bodhi sattva)’를 음역한 말로 의역하면 각유정(覺有情), 곧 깨달은 중생이란 뜻이다. 이승(二乘)인 성문(聲聞), 연각(緣覺)들이 자리(自利)적인 수행에 치중해 있는 반면 보살은 대비심을 앞세워 중생구제의 이타행을 우선으로 수행한다.

보살의 실천덕목을 흔히 육바라밀이라 하여 여섯가지 바라밀다행을 실천하는 것을 보살의 수행이라 한다. 이 육바라밀의 실천을 가장 지극하게 실천한 예들을 명시하여 바라밀 완성에 대해 설해 놓은 경이 〈육도집경(六度集經)〉이다.

이 경은 모두 8권으로 되어 있는데 3세기 중엽에 강거국 출신 학승 강승회(康僧會)가 번역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과거세에 보살행을 닦을 때의 이야기를 6바라밀의 수에 맞춘 6장에 걸쳐 90편의 이야기를 서술해 놓았다. 말하자면 이 〈육도집경〉도 부처님의 본생담(本生譚)이다. 부처님이 과거세에 보살행을 닦던 일을 하나하나 열거해 나가는 식으로 설해지고 있는데 모두 보통의 예사로운 경우가 아닌 지극히 극한적인 상황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그야말로 극적으로 묘사해 놓은 이야기들이다.

‘육바라밀 실천’ 사례 들어 설명한 경전

‘자비의 실천’ 보시 강조한 이야기 많아

제1장 〈보시도무극장〉에서는 부처님이 전생에 재물뿐만 아니라 자신의 몸을 희생해 보시한 이야기 25편이 설해져 있고, 2장 〈계도무극장〉에는 계율을 하나도 어기지 않고 중생을 구제했다는 이야기 15편이 설해져 있다. 다음 〈인욕무극장〉에는 부처님이 산속에 들어가 나무열매를 따 먹으며 도를 닦았다는 등의 이야기 13편이 있고, 〈정진도무극장〉에 19편, 선정바라밀에 대해 설한 〈선도무극장〉에도 9편의 이야기가 있으며 마지막 지혜바라밀을 명도라 한 〈명도무극장〉에도 9편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마지막 경의 끝부분에 〈범마황경〉이라는 장이 하나 더 추가돼 91장으로 돼있다.

이 육도의 행을 설한 가운데 단연 보시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데 바로 보시가 육도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보시 하나를 잘 닦으면 나머지 5도가 따라서 잘 닦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에서는 보시의 의미를 자비의 실천으로 설명하고 다시 자비를 사람 키우는 것으로 설명한 구절이 나온다. 〈보시도무극장〉 앞부분에 명시된 자비에 대한 정의가 ‘자육인물(慈育人物) 비민군사(悲愍群邪)’로 설해져 있다. 자비의 글자를 나누어 해석해서 “자는 인물을 키워 주는 것이요, 비는 뭇 그릇된 이들을 연민히 여겨 주는 것”이라 했다. 자비는 결국 사람의 인격을 바르게 되도록 해 주는 것이란 뜻이다.

이러한 〈육도집경〉의 자비에 대한 설명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불교의 정법구현이라는 것이 실은 사람의 인격에 나타나는 하자를 없애고 성숙된 인간성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 또한 훌륭한 인격이란 자비를 실천하는 이타원력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개인주의나 독선주의에는 자비가 실천될 수 없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남에게 무관심한 태도는 자비를 상실하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의 마음속에 항상 자비의 빛이 비치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화엄경〉에는 사람의 마음을 자비의 그릇이라고 표현한 말이 있다. 따라서 자비가 없으면 마음이 빈 그릇이 되어 내용물을 담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내가 남에게 자비의 손길을 뻗쳐 줄 때 부처님의 밝은 미소가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11호/ 3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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