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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반주삼매경(般珠三昧經)

 

반주삼매경(般珠三昧經)

“곁에 부처님 계시다는 일념으로 선정 이뤄”


바다처럼 넓고 깊은 지혜구하는 수행법 제시

서기 179년 월지국 지루가참이 번역한 경전

부처님이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 발타화 보살을 비롯한 수많은 청중들에게 설법을 하셨다. 그때 발타화 보살이 부처님에게 바다처럼 넓고 깊은 지혜를 얻기 위하여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하였다. 이 물음에 대해 부처님이 대답하시기를 부처님이 자기 앞에 계신다고 생각하는 반주삼매(般珠三昧)를 닦으면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대답을 하셨다. 이리하여 반주삼매에 대하여 설해 놓은 경이라 하여 이 경을 〈반주삼매경(般珠三昧經)〉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경은 3권으로 되어 있고 품수로는 모두 16품으로 되어 있으며, 월지국의 지루가참(支婁迦讖)이 동한(東漢) 영제(靈帝)때(179년)에 번역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같은 역자로 번역된 불설이라는 말이 앞에 붙어 있는 〈불설반주삼매경〉이라는 경도 있는데 이는 반주삼매경에 설해져 있는 내용을 간략히 줄여 1권으로 만든 경이다.

〈반주삼매경〉의 다른 이름은 〈시방현재불실재전입정경(十方一切佛悉在前立定經〉이라 하여 경의 제목에 반주삼매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시방의 현재 부처님이 모두 앞에 서 있다고 관하고 선정을 닦는 경”이란 뜻이다. 또 역자가 다른 경으로 사나굴다가 번역한 〈대승대집경현호분〉 5권이 있으며 이 경의 주석서로는 신라 때 원효스님이 지은 〈반주삼매경소〉와 〈반주경약기〉가 있다.

반주(般珠)란 범어 프라퓨트판나(pratyutpanna)를 음사한 말로 ‘항상 행한다.’는 상행(常行)이라 번역하며, 현재 앞에 나타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이 경에서는 불도를 닦으려면 반드시 부처님을 일념으로 생각하는 반주삼매의 선정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유품〉에서 여러 가지 비유로 반주삼매를 닦아야 하는 것을 설해 놓았는데 반주삼매를 닦으려 하지 않는 것은 마치 보물을 가득 실은 배가 물속으로 가라앉는 것을 보고도 아까워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아미타불을 생각하는 염불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두 번째 품인 〈행품〉에 보면 보살이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서방 극락세계의 아미타불을 생각하면 아미타불이 오래지 않아 그의 앞에 서있는 것을 똑똑히 볼 수 있다 하였다. 네 가지 수행법을 설한 〈사사품(四事品)〉에는 반주삼매를 닦으려면 굳은 신심과 부단한 노력, 뛰어난 지혜 그리고 훌륭한 스승의 네 가지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설했다.

이 경에는 또한 과거 부처님의 명호가 여럿 등장한다. 〈산라야불품〉에서는 먼 옛날 산라야 부처님이 계실 때 부잣집 아들이었던 수달이 반주삼매를 배워 부처가 된 이야기를 하면서 누구든지 반주삼매를 닦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 하였고, 또 〈사자의불품〉에서도 먼 옛날 사자의 부처님이 계실 때 유사금왕이라는 임금이 사자의 부처님으로부터 반주삼매법을 듣고 기뻐하다가 나중에 부처가 되었다 설하면서 이 경을 얻기 위해서는 비록 4천리 밖에 있다 하더라도 어서 와 경을 구해야 한다 하였다. 뿐만 아니라, 반주삼매의 법을 얻기 위해서는 스승을 잘 섬겨야 하며 때로는 목숨을 바칠 준비도 되어 있어야 한다 하였다.

불교를 일념공부라 말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반주삼매경〉에서는 부처님이 내 곁에 있다는 생각 하나로 선정을 이루어 부처가 된다는 단순하고 소박한 수행법을 제시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이 경은 출가자나 재가자나 모두 계율을 잘 지키며 수행할 것을 아울러 당부해 놓은 대목도 있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07호/ 3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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