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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해심밀경

 

해심밀경

“일체 법이 내 마음을 벗어나지 않는다”



현장삼장 번역본 널리 유통 … ‘유식’ 소의경전

보리 ‘심밀해탈경’ 진제 ‘불설해절경’도 전해져

불법의 깊고 비밀스러운 이치를 풀이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인 〈해심밀경(解深密經)〉은 이 세상 모든 현상은 사람의 마음에 의해 변하여 나타난 것이라는 만법유식(萬法唯識)의 대의를 천명해 놓은 경이다. 7세기 중엽에 현장삼장이 번역한 본이 널리 유통되어 있지만 보리유지가 번역한 〈심밀해탈경〉이란 제목으로 된 본과 진제삼장이 번역한 〈불설해절경〉도 있다.

우선 이 경은 설한 곳이 인간세상이 아니라 7보로 장엄된 불세계의 궁전으로 되어 있다. 수많은 보살들과 천룡팔부중이 모여 있는 장엄궁전, 여기가 바로 부처님 법의 수도로 대승불도를 닦는 본거지인 셈이다.

8품으로 되어 있는 이 경은 유식의 소의경전으로 부처님 세계는 깨끗한 식(淨識)의 세계로 일체 현상을 초월한 세계라 사람들의 생각으로 판단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 하였다.

두 번째 품인 ‘승의제상품’에서 부처님이 깨달은 진리인 승의제(勝義諦)를 세 가지로 설명하면서 승의제는 말로서 표현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이요, 생각으로 알 수 없는 것이며, 온갖 분별을 초월한 것이라 하였다. 일생동안 맵고 쓴 것만 먹어온 사람이 꿀과 엿의 단맛을 모르는 것처럼 부처의 깨달음의 세계를 범부들은 알지 못한다 하였다.

‘심의식품’에서는 아뢰야식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 아뢰야식이 현상의 모든 것을 낳는다고 설한다. 말하자면 이 경은 아뢰야연기설을 설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윤회를 거듭하면서 전생에 한 행위의 결과가 아뢰야식 속에 종자가 되어 저장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 종자에 의해 자신과 객관세계의 모든 것이 생성된다고 하면서 종자를 간직하는 아뢰야식이 실존의 근본이 되며 다른 것은 모두 거짓된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뢰야식은 폭포의 물처럼 거세게 흘러 사람들을 현상의 세계에 대해 온갖 애착과 갖은 번뇌를 유발시켜 생사의 윤회에 떨어지게 한다고 하였다.

일체 모든 법이 내 마음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유식의 대의다. 바꾸어 말하면 마음을 벗어난 외부세계에 사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모든 존재하는 것은 결국 마음으로 귀착된다.

불교는 법을 설하는 종교다. 이 법이 식에 의해 법상(法相) 곧 존재하는 모습으로 인식될 때 법이라는 것이다.

법이라는 말은 때로는 부처님의 교법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삼보 가운데 법보의 법으로 이는 또한 진리 그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아함경〉에서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한 말에서 법은 곧 참다운 이치 진리를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불교의 법은 존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면서도 진리 그 자체를 뜻하고 또 진리를 설하는 부처님의 가르침 교설을 또한 법이라 하는 것이다. 〈해심밀경〉에서는 이 법의 원리를 풀어 설명하면서 올바른 수행을 권장하고 있다.

‘분별유가품’에서는 유가행(瑜伽行)의 실천을 설해 사마타와 비발사나의 지관(止觀)을 닦는 것을 미륵보살에게 일러주는 대목이 있다. 또 ‘지바라밀다품’에서는 보살이 닦아야 하는 10가지 수행단계를 설하면서 이 수행의 과정을 이룩해야 불도가 성취된다 하였다. 그리고 10바라밀에 대해 설하면서 보살이 바라밀을 실천하여 큰 원력으로 중생을 모두 지혜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하였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21호/ 4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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