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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중아함경

 

중아함경

“너는 진실한 지혜를 성취했다”

“만약 어떤 비구가 일곱 가지 법(法)을 성취한다면, 곧 현성(賢聖)의 도에 환희를 얻어 바로 번뇌가 다한 경지에 나아가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하면 법을 알고(知法), 뜻을 알며(知義), 때를 알고(知時), 절제할 줄 알며(知節), 자기를 알고(知己), 무리를 알며(知衆), 남의 잘나고 못남을 아는 것이다.(知人勝)”

이상은 〈중아함경〉의 제일 첫 번째 소경인 〈선법경(善法經)〉의 주 내용이다. 전체가 60권 80품 222개의 소경으로 되어 있는 〈중아함경〉은 계빈국 출신 승가제바(僧伽提婆:Samghadeva)가 398년에 번역하였다. 이보다 앞서 담마난제(曇摩難提Dhamanandi)가 〈증일아함경〉과 함께 〈중아함경〉을 번역한 것이 있었으나 전란에 소실되어 전해지지 않고 승가제바의 역본만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역본이 담마난제 역본의 오류를 수정 개역한 것이라 한다.

설일체유부의 경전이었다고 알려져 있는 〈중아함경〉은 다른 아함에도 공통적으로 설해져 있는 불교의 근본 교리에 관한 내용이 많이 설해져 있다. 제31 〈분별성제경〉에는 사성제(四聖諦)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나오고 제17 〈가미니경〉에는 8정도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삼세의 모든 여래에게 정행설법(正行說法)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사성제라 하였다. 정행설법이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를 경우 모든 사람들이 다 닦아야 하는 가장 올바른 행에 대한 설법이라는 뜻이다.

제221경 〈전유경(箭喩經)〉에는 독화살의 비유로 수행자가 쓸데없는 형이상학적인 관념에 빠져 수행에 장애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가르침이 설해져 있다.

 

사성제 등 근본 교리와 가르침 담겨

계빈국 출신 승가제바 역본 전해와

 

세상이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목숨이 곧 몸인가 몸과 목숨이 다른 것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 세존은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고 불만해 하는 만동자에게 부처님은 독화살을 맞은 사람이 화살부터 뽑지 않고 화살을 쏜 사람이 누구인가. 어떤 성 어떤 이름이며, 키는 큰가, 작은가 등을 따지는 것과 같다고 설하면서 수행자가 부질없는 공리공론에 사로잡히지 말 것을 경계하였다.

또 〈중아함경〉에는 부처님을 대신해 부처님의 제자들이 설법하는 장면도 여러 군데 나온다. 사리불이 부처님을 대신해 법을 설하고 또 제131 〈항마경(降魔經)〉에는 목련존자가 설법을 하고 있다. 특히 제121 〈청청경(請請經)〉에 부처님이 사리불을 크게 칭찬하는 말이 나온다.

“너는 진실한 지혜를 성취했다. 마치 전륜성왕의 태자가 부왕의 가르침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하는 것과 같이 내가 굴리는 법의 수레바퀴를 네가 다시 굴렸다.”

제116 〈구담미경(瞿曇彌經)〉에는 비구니의 8존사법(八尊師法)이 설해져 있다. 부처님의 태자시절 이모였고, 나중에 양모가 되어 태자를 길러 준 대애도 고타미가 석가족 여인들을 데리고 와 출가를 허락해 달라고 청하자 처음 허락을 하지 않다가 나중에 8사존법을 지킬 것의 조건을 걸고 출가를 허락한다. 첫 번째 조항이 “구족계를 받은 비구니가 100세가 되었더라도 갓 계를 받은 비구에게 먼저 예배하고… 문안해야 한다.”

여기에 대애도가 이의를 제기해도 부처님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는 후에 남녀인권차별의 문제로 제기되어 현재에도 논란의 여지로 남아 있다. 그러나 부처님 당시 어느 종교수행자 집단에도 여성 출가 수행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교에서 최초로 여성 수행자를 받아들이는 문호를 개방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23호/ 5월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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