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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강좌

역학(易學)의 정의(正義)

 

1. 역(易)이란 글자의 풀이

역(易)이란 글자는 '쉬울 이' '바꿀 역' '다스릴 이' '변할 역'으로 풀이하는데, 우주의 거대한 두 기운인 음양(陰陽)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것으로서, 한마디로 표현해서 역학(易學)이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하겠다.
이처럼 우주와 자연의 변화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으로 易자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서 여러 설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해와 달을 상징한 일월설(日月設)

역(易)은 해를 상징하는 '날 일(日)'자 밑에 '달 월(月)'자를 붙여놓은 형상으로, 일(日)은 항구불변한 해를 나타내고 '말 물(勿)'은 월(月)자의 변형으로 이지러지고 둥글어지며 변화하는 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즉 역이란 일(日)과 월(月) 두 글자를 모은 회의문자(會意文字)라는 견해이다.

양(陽)을 대표하는 해(日)와 음(陰)을 대표하는 달(月)이 서로 의지하며 변화한다는 뜻으로서, 해와 달은 낮과 밤을 주관하여 만물을 변화시키지만, 해는 항상 둥글고 달은 초승이나 그믐께는 이지러지고 보름에는 둥글게 되어 스스로 변화하는 것처럼, 해의 영구불변성과 달의 변화를 나타내는 뜻으로 역자를 썼다는 설이다.

이는 우주 삼라만상과 인간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움직이는데, 보기에는 복잡다단하고 무질서하게 얽혀있는 것 같지만, 해와 달이 오고가며 생기는 낮과 밤이나 지구의 공전과 자전, 그리고 추위와 더위의 교체가 어느 하나도 법칙을 어기지 않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운행되는 신비하고 위대한 자연현상인 음양의 법칙을 함축해 놓았다는 점에서 애정이 가는 견해이다.

2) 항상 변한다는 도마뱀을 상징하는 석척설( * * 設)

역(易)이라는 글자가 도마뱀(석척 = 카멜레온)의 상형문자(象形文字)라는 설이다. 역자의 일(日)은 그 머리 부분으로 가운데 점은 눈이 되며, 아래쪽의 말 물(勿)자는 허리 꼬리 다리를 상형(象形)한 것으로서, 이 것을 가로로 길게 그리면 정말 도마뱀과 닮은 모양이 된다.
도마뱀(카멜레온)은 광선의 상태나 주위 사물의 빛깔에 따라서 교묘하게 체색(體色)을 변화시키는 보호색을 지닌 동물로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이나 색깔이 변한다고 한다.

이처럼 주위의 상황에 따라 변화하며 적응한다는 뜻으로 변역(變易)이라는 점과, 한편으로는 그렇게 변화하지만 도마뱀이라는 본체는 변화하지 않는다는 항구성을 상징하는 점에서 역이라는 문자를 전용했다는 견해가 있는데 이 역시 설득력이 있는 설이라 하겠다.

3) 일경관측설(日景觀測設)과 그 밖의 설

일경관측설은 날씨나 일기를 관측하는 법칙에서 역(易)자가 생겨났다는 설이다. 역자의 일(日)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그대로 해이고, 아래의 말 물(勿)은 깃발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말라' 즉 금지를 명령하는 깃발이다. 금지를 뜻하는 것은 그 반면에 진행을 명령하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아득한 옛날에 인간들에게는 날씨 즉 일기가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따라서 일기의 관측은 실로 대단히 중요한 일로 일기에 따라 남자들이 사냥하러 떠나는 것을 명령하거나 금지시켰는데, 이러한 진퇴출처의 때를 가르치는 것이 역이므로 역자가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이 밖에도 역(易)자의 갑골문자시대의 초기 형태가 두 개의 술잔을 기울여 서로 주고받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는 음양이 서로 주고받으며 순응하고 변화를 도모한다는 뜻으로 썼다는 설이 있다.

이처럼 역(易)이란 문자의 기원이 어느 것이든 제나름대로의 각도에서 뜻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역(易)은 항상 변화한다는 뜻과 영구 불변한다는 뜻을 함께 지닌 문자로서 동정(動靜)을 포함한 음양의 뜻을 가장 잘 표현한 글자'임에 틀림없다.


2. 변역(變易) 불역(不易) 간이(簡易)의 의미


앞에서 말한 역(易)자의 기원설 외에도 역을 해석하는데는 세 가지의 다른 시각과 학설이 있다. 그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일과 사물은 변화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일정한 규칙에 의해 이루어지며, 이외에도 이런 두 가지의 상황에 대해 적응한다는 것이다.

해와 달의 운행에 따라 생기는 낮과 밤이나 춘하추동 사계절의 변화, 추위와 더위, 동물과 식물의 생장쇠멸(生長衰滅) 등의 자연현상이나,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와 부귀빈천(富貴貧賤)의 변화 등, 삼라만상의 모든 현상은 한시도 그대로 있지 않고 변화하는데, 이렇게 잠시라도 정지하지 않고 변하여 바뀌는 것을 변역(變易)이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과 인생의 행로에는 일정한 질서와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는데 이러한 불변의 법칙을 강조하여 불역(不易)이라고 한다.

또 이와 같은 변역과 불역은 인간이 마음대로 바꾸거나 가꾼 인위적인 현상이 아니라 순수하게 이루어지는 자연적인 섭리이므로 누구나 쉽게 알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으로 간이(簡易)라고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역(易)이 우주와 자연의 변화를 나타내는 세 가지 측면을 모두 지니고 있음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변역이 있어 만물이 항상 변화하는 과정을 알 수 있고, 불역이 있어 영원불변하는 도(道)가 있으며, 간이하므로 쉽게 배우고 적응하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 역(易) 역경(易經) 주역(周易)

역(易)이란 수 천년전 문자가 없었던 상고시대(약 5천여년 전)에 당시 천하를 다스리던 복희씨(伏羲氏)라는 성인이 하수(河水)에 나타난 용마(龍馬)의 등에 있는 55개의 점 즉 하도(河圖)를 보고 우주만물의 생성이치를 깨달아 음효( )와 양효( )라는 부호로 팔괘(八卦)를 그어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이치를 나타낸 것을 말하고,

역경(易經)이란 복희씨에 이어 약 2천여년 후에 문왕(文王)이 64괘의 차례를 다시 정하고 괘사(卦辭)를 붙인 후, 문왕의 아들인 주공(周公)이 각 괘의 384효 하나 하나에 설명을 붙인 효사(爻辭)를 합하여 '주역경문(周易經文)'이라 높여서 부른 것이며,

주역(周易)은 위와 같은 역경을 주(周)나라가 수도를 동쪽으로 옮긴 춘추시대(春秋時代) 말기에 공자(孔子)가 선대 성인들의 도(道)를 이어 위편삼절(韋編三絶)하며 보충한 십익(十翼)까지 포함해서 부르는 통칭이다. 공자는 세상에서 도를 펴기 위해 여러 제자들을 이끌고 많은 곳을 돌아 다녔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나중에는 후세를 위한 편찬사업에 힘을 쏟았다. 이 때에 복희씨가 만든 괘와 문왕 주공이 설명한 역경에 열 가지 형식으로 부연설명을 붙여 알기 쉽게 완성한 것이 주역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역(易)이라 하면 사서삼경(四書三經 - 대학 중용 논어 맹자 시경 서경 역경) 가운데 하나인 역경(易經)인 주역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