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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국토해양부가 만든 지도에는 ‘사찰이 없다’

 

국토해양부가 만든 지도에는 ‘사찰이 없다’

정보시스템 ‘알고가’에 사찰 전무

국토해양부가 운영하고 있는 수도권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 ‘알고가(www.algoga.go.kr)’에 사찰 정보가 빠져있는 것이 확인돼, 불교계 안팎에서 의도적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알고가’ 사이트 내 ‘지도찾기’를 통해 서울시내 지도를 검색해보면, 조계사나 봉은사, 도선사 등 유명 사찰이 나와 있지 않다. 특이할 점은 실제 사찰이 위치한 곳에 건물이 표시돼 있으나 사찰이름은 명기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조계사의 경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만 기록돼 있을 뿐 정작 조계사가 위치한 곳에는 사찰 이름이 빠져 있다. 봉은사가 위치한 곳을 보면 전각의 모습이 세세히 기록된 것과 달리 그곳이 사찰임을 알려주는 표시가 없고, 도선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교회나 성당의 경우 상세하게 기록돼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국토해양부가 의도적으로 사찰정보를 누락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알고가에 사찰정보가 누락돼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조계종 총무원에 제보했던 이 모씨는 “알고가 프로그램을 제작한 주식회사 한국공간정보통신이 만든 또 다른 지도인 서울시 GIS 포털시스템(http://gis.seoul.go.kr)에는 달리 조계사 일주문과 대웅전까지 표기돼 있다”며 “유독 알고가에만 사찰 표시가 없어 국토해양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차단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도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막대한 정부 예산을 들여 제작 운영하고 있는 ‘국토해양부 광역교통관리국-수도권 대중교통이용정보시스템 알고가(http://www.algoga.go.kr)’는 사찰에 대한 표시가 없는 반면에 성당과 교회에 대한 상세 표시만 있을 뿐 특정종교를 선교하는 창구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국토해양부 장관의 공개 사과 및 사퇴와 관련 공무원과 기관을 중징계하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논란이 일자 국토해양부는 23일 오전 ‘긴급사과공지문’을 띄우고 2차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 도시광역교통과 관계자는 “지난 9일 지도교체과정에서 내용이 업데이트 되지 못했다”며 “빠른 시일내에 정보를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