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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영축산에 극락새 날아오르다

 

“영축산에 극락새 날아오르다”




통도사, 일본 정행사 초청 아악 공연

일본에 전해진 백제 신라음악 ‘음미’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양산 통도사(주지 정우스님)는 특별한 봉축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통도사 설법전에서는 일본 큐슈 후쿠오카 쇼교사(정행사)의 아악연주단체 지쿠시악소의 아악 공연이 펼쳐졌다.

‘희로애락을 초월한 화(和)의 음악’이라고 불리는 아악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음악으로 일본에 전해진 이래 100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오며 우아하고 아름다운 음률과 춤을 자랑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사라졌으나 일본의 정행사에서 보존.계승시켜 왔으며 일본에서 아악은 불교와 함께 전래한 기악으로 삼보 공양의 음악으로 자리잡았다.

<사진> ‘가릉빈가춤‘시연 모습.

이날 아악공연에서는 우리나라의 피리와 장구 등의 연주를 시작으로 특히 2부에서는 극락세계를 염원하는 가릉빈가춤(극락새춤)이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등에 새의 날개를 달고, 천관(天冠)에 벚꽃을 꽃은 채 손에 든 심벌을 치면서 원을 만들어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은 정토의 청정하고 화려한 장엄을 경전 그대로 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대다라니 나비춤과 함께 극락세계를 염원하는 가르빈가춤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은 합장으로 해탈을 염원했다.

이어 무대에 올려진 고마보코 춤은 고려로부터 곡물을 실어오는 배의 사공들이 오색 삿대로 배를 교모하게 저으면서 항구로 들어오는 몸짓을 표현했다. 일장(一丈) 일척(一尺) 칠촌(七寸)의 오색 삿대를 든 무인들을 통해 뱃사람들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또 용이 붙여진 탈을 쓰고 추는 란료오춤도 선보였다. 이 춤은 베트남 불철스님에 의해 일본에 전해졌다.

정행사의 지쿠시악소는 서일본 유일의 아악연주단체로 1957년 발족해 가스가산 아악불당을 중심으로 아악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근본정신을 ‘삼보공양의 악’에 두고 사찰이나 신사를 비롯해 국내외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쿠시악소의 회장이자 정행사 주지 지명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한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져 오랜 세월 이어온 영산회상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음율과 춤을 통해 옛 신라의 땅 통도사에 보은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통도사 주지 정우스님은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불교아악을 재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를 통해 일본 정행사와의 우호증진과 더 나아가 일본불교와 한국불교의 문화적 교류를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고 밝혔다.



통도사=정병은 경남 동부.울산지사장


[불교신문 2427호/ 5월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