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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미리 가본 불기 2552년 연등축제

 

미리 가본 불기 2552년 연등축제

 

불교를 넘어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는 연등축제가 오는 5월4일 펼쳐진다. 축제를 불과 20여 일을 앞둔 요즘, 지난해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기관과 지역사찰, 참가단체의 행보가 분주하기만 하다. 불기2552년 연등축제는 어떻게 꾸며질까. 이 땅을 불국토로 장엄할 축제의 현장을 미리 소개한다.



‘화합의 범종’ 전 세계에 울려 퍼진다

 서울광장서 21일 봉축점등식…내달 4일 최고조

 제등행렬, 서울시 축제와 겹쳐 최대인파 몰릴 듯 



최근 동대문축구장으로 장소를 최종 결정하기까지 어울림마당과 제등행렬 장소 문제로 연등축제 개최 한 달 전까지 난항을 겪었던 때문인지 봉축위원회와 참가단체의 각오가 남다르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동대문 시대를 여법하게 회향한다는 생각은 보다 더 알차고 화려한 축제로 만들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연등축제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하다.

우선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서울시청 앞 점등식은 오는 21일 오후7시에 서울시청 앞 광장에게 열린다. 올해 연등축제를 대표할 상징물은 ‘종’이다. ‘수행정진으로 세상을 향기롭게’라는 표어처럼 중생의 무명을 깨뜨려 참다운 존재를 인식시키고 사회 화합을 이끈다는 의미에 딱 떨어진다. 또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서 더욱 절실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사진> 연등축제를 20여일 앞두고 막바지 봉축준비가 한창이다. 올해 연등축제도 전세계인이 참여하는 축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연등축제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이번 축제의 특징은 서울시 행사가 겹친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대표 축제인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5월3일부터 열려 함께 진행될 수밖에 없다. 제등행렬이 펼쳐지는 4일에 페스티벌도 ‘만민대로락’이라는 행진 일정이 있다. 종묘에서 광화문,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행진 대열이 오후5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 제등행렬은 오후7시부터 진행돼 행렬이 곧이어 이어지게 된다.

연등축제 행사를 총괄하고 있는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이를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와도 각자의 축제를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로 삼기 위해 적극 협의 중이다. 페스티벌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제등행렬에 그대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연등축제는 어느 해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오는 27일 열릴 계획이었다가 장소 확정으로 다시 돌아온 어울림마당은 5월4일 오후3시부터 화려한 축제의 장을 수놓는다. 이에 앞선 3일에는 인사동과 조계사 앞길에서 연등놀이가 열려 축제 전야를 뜨겁게 달궈놓을 예정이다.

외국인 . 장애인 . 소외계층 참여 프로그램도 풍성


연등축제는 5월4일이지만 행사는 이미 시작됐다.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각종 볼거리가 4월 초부터 5월12일 부처님오신날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지난 11일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정기연주회로 첫 장을 장식한 데 이어, 오는 5월18일 청소년교화연합회가 주최하는 청소년전통예술경연대회까지 장장 40여 일에 걸쳐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올해 주목할 만한 행사로는 연등제 학술토론회와 보리수 아래 핀 연꽃들의 노래 공연 등이다. 총무원 문화부가 주관해 오는 18일 개최하는 연등제 학술토론회는 민족 축제인 연등축제를 세계화하는데 일조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열리는 ‘보리수 아래…’는 온 국민의 축제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한 행사다. 장애인과 비장애 불자 예술인들이 함께 시낭송과 음악을 연주하면서 부처님의 ‘불이’의 가르침을 구현하게 된다.

이밖에도 법음.범패 육법공양시연(4월18일), 불교중앙박물관 특별전시회 ‘법보전’(4월28일~6월29일), 불교학연구회 춘계학술대회(5월10일), 인천공항 불교예술축제(5월1일~13일), 청계천 등달기(4월21일~5월12일) 등도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미인 축제인 만큼, 자비를 실천하고 나눔을 뿌리내리려는 노력도 반영됐다.

서울 조계사는 독거노인과 재소자 등에게 자비의 선물을 전달하고, 전국 21개 병원 법당들은 환자들에게 손수 만든 컵등을 전달하며 부처님의 자비를 나눈다.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은 청각 장애인들을 초청해 군부대 체험 행사를 열며,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3000배 정진기도를 통해 나를 뒤돌아봄과 동시에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도 돕는 뜻 깊은 행사를 올해도 어김없이 연다. 연꽃을 형상화한 배지를 구입해 가슴에 달면서 이웃에 대한 나눔을 실천하는 자비연꽃 달기 캠페인도 올해 내내 실시된다.

축제가 그저 흥겹고 즐기는 것이 아닌, 스스로 수행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정진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올해 연등축제의 특징이다. 박상희 봉축위 팀장은 “올해 축제 표어처럼 축제 준비에 들뜨기보다 수행과 정진에 염두를 두고 진행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며 “행사에 참석하는 불자들도 축제 그 자체만 보지 말고 그 속에 숨겨진 불교의 의미를 찾으면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불교신문 2417호/ 4월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