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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승만경(勝鬘經)

 

승만경(勝鬘經)

“환희심 갖고 참된 신심 발현”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그 나라의 왕인 파사닉왕과 왕비 말리부인이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을 믿기 시작했다. 부처님 법에 깊이 심취되어가던 그들이 이미 아유사국에 시집가 있던 딸 승만에게 편지를 써서 부처님 공덕을 찬탄하면서 불법에 귀의하기를 권한다. 궁녀 찬다라가 가지고 간 편지를 전해 받은 승만 부인은 환희심을 내어 참된 신심을 발하고 이내 부처님을 찾아가 귀의하고 수기를 받는다.

이리하여 열 가지 큰 서원을 세우고 법을 설하는데 부처님이 이를 증명하고 인가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경이 〈승만경〉이다. 따라서 이 경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승만부인이며 다른 보살이나 제자들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이 경의 원 이름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獅子吼一乘大方便放廣經)〉으로 승만부인이 일승의 대방편을 널리 펴기 위하여 시자후한 것을 담은 경이란 뜻이다. 이 경은 〈유마경〉과 함께 재가 불자에 의해 설해진 경으로 대승의 이념을 잘 찬양하고 있는 경이다.

승만부인의 열가지 서원 부처님이 증명

대승정신생활과 연계 … ‘여래장’ 전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 중국의 수나라에 갔다 돌아온 안홍(安弘)법사에 의해 전래되어 연구된 경으로 원효스님도 이 경을 매우 중시하였다. 아유사국 우칭왕에게 시집간 출가부인 왕비가 발심해 부처님께 귀의하여 불법신행의 자기 원력을 말한 것인데 이 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평가되는 것은 부파불교시대의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교리의 난맥상을 탈피해 실제적인 인간의 현실생활에 대승의 정신을 회향시킨 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은 구나발타라(394~468)가 한역한 1권으로 된 짧은 경이지만 여래장사상의 전거가 되는 대표적인 경으로 알려져 있다.

15장으로 나눠진 각 장중 〈법신장〉에는 사제(四諦)의 가르침을 일승의 입장에서 풀이하면서 번뇌장에 얽혀 있는 여래장이 법신이라 하여 즉신성불(卽身成佛)을 강조하였다.

〈십대수장(十大受章)〉의 승만부인의 서원은 “세존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보리에 이를 때까지

① 받은바 계에 대하여 범할 생각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② 어른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③ 중생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④ 남에게 대하여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⑤ 모든 것에 대하여 인색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겠습니다.

⑥ 나만을 위하여 재물을 모으지 않겠으며, 무릇 받는 것이 있다면 가난하고 곤궁한 중생들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⑦ 자신을 위하여 사섭법(四攝法)을 행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애욕에 물들지 않는 마음과 걸림이 없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거두어들이겠습니다.

⑧ 고독한 자, 병을 앓는 자, 고통과 재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본다면 잠시도 버리지 않고 그들의 고통을 모두 벗어나게 한 뒤에 떠나겠습니다.

⑨ 살아 있는 짐승을 붙잡아 기르거나 계를 범하는 것을 보면 힘이 닿는 데까지 그들을 타이르고 거두어 나쁜 일을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⑩ 바른 법을 깊이 새겨 잊어버리지 않겠습니다”이다.

이상의 십대수 서원은 보살도 정신이 깃든 이타행을 일상생활 속에서 평범하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법문이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298호/ 1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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