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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불본행경(佛本行經)

 

불본행경(佛本行經)

“고해바다 건너 피안 이르는 길 제시한 부처님”

 

불경 가운데 부처님의 생애를 찬탄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경전이 있다. 〈불본행경〉과 〈불본행집경〉 그리고 경자가 붙어 있지 않은 〈불소행찬〉이 그것이다.

 

불교를 올바로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한 가지는 교조인 부처님의 생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제 문헌을 종합, 부처님의 생애를 바로 알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본행경(佛本行經)〉은 편찬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송나라 때 보운(寶雲)이 한역한 것으로 돼 있다. 그 내용은 마명(馬鳴, Asuvaghosa)이 지은 〈불소행찬〉과 비슷하다. 또 사나굴다가 번역한 〈불본행집경〉 역시 부처님 일대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들이 부처님의 본행(本行)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 것은 본생담의 하나로 간주되는 것이다. 때문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역사적 사실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행적을 초역사적으로 기술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도솔천에서 출가ㆍ수행ㆍ열반에 이르는

부처님 생애 31품에 걸쳐 운문체로 서술

〈불본행경〉은 운문체로 쓴 아름다운 문장으로 부처님의 생애를 찬탄하고 있다. 7권 31품으로 돼 있는데 언제 편성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학자들은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한 결과 이 경이 1세기를 전후해 편성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경은 처음에 경을 펴게 된 인연을 이야기하고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내려온 이야기, 성의 4문을 통해 유행하다가 목격한 인간의 늙고 병들고 죽는 이야기, 염부수 아래서 근심하던 이야기, 그리고 출가한 이야기, 빔비사라왕을 위한 설법, 다섯 비구 제도와 교화활동, 도리천에 올라가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한 설법, 정광불 찬탄, 미친 코끼리를 항복 받은 이야기, 부처님의 열반, 그리고 8명의 왕들이 사리를 분해한 이야기 등 부처님 생애를 31품으로 나누어 간결하게 서술하면서 곳곳에 교리적 의미를 삽입시켜 매우 우아하게 엮어 놓았다.

“부처님 경전을 전하는 것은 세상을 크게 이익 되게 하는 것이다. 경전을 전해 받는 사람은 큰 경사를 얻고 일체 중생은 윤택함을 얻는다.”

‘인연품’에 설해져 있는 말로 부처님의 경전을 전하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아쇼카왕이 수많은 탑을 세우고 불교를 부흥시킴으로서 천ㆍ용ㆍ귀신들까지 기뻐하는데 금강역사가 부처님을 회상하면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자, 천인들이 그 까닭을 묻는다. 이에 금강역사가 천상과 인간을 교화하시던 부처님을 추모하는 중이라 한다.

이때 천인들은 부처님 명호를 듣고 크게 기뻐 공경하는 마음으로 금강신에게 묻되, 부처님이 어떤 분이며, 무슨 좋고 미묘한 덕이 있으며, 어떤 지혜의 힘이 있고, 그 모습은 어떠하며, 어떻게 스스로 장엄되어 있는지 설해달라고 한다. 금강신은 이들을 위해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고 생애를 노래하니, 이것이 이 경이 시작되는 첫머리의 내용이다.

“고해를 건너 저 언덕에 이르게 하고, 애욕의 강물을 마르게 하고, 나고 늙고 죽는 죽음의 못을 메우고 큰 법의 바다를 열어 주셨네.”

‘칭찬여래품’에서 부처님을 찬탄한 말이다.

“너는 말을 데리고 그냥 가거라. 갔다가 다시와 나를 찾아라. 일이 성취되면 고향에 돌아가지만 성취하지 못하면 죽기를 기약하리라.”

부처님이 출가할 때 마부 차익이 모는 말을 타고 밤중에 성을 빠져 나온다. 그리하여 출가한 싯달타가 마부 차익을 돌려보내면서 한 말이다. 곧 도를 이루지 못하면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차라리 죽겠다는 이 말은 죽음을 무릅쓰고 기필코 도를 이루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결의가 담겨 있는 말이다.

 

 

 

지안스님/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292호/ 1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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