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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교리와법문

종선스님 / 숫타니파타 中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이러해야 할지니 저 평온의 상태를 체험해서 공명하고 성실하며 말은 부드럽고 점잖아야 하며, 잘난 체 뽐내지 않는 것이다. 만족할 줄 알며, 소박한 음식으로 생활하라. 잡다한 일을 줄이고 생활을 되도록 간소하게 하라. 모든 감각을 편안하게 하고 남의 집에 가서도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현명한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살 만한 어떠한 일도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살아 있는 것들아, 부디 행복하고 편안하여라.
 
어떠한 생명체라도 약한 것이건, 강한 것인 건, 큰 것이건, 중간 것이건, 제 아무리 미미하고 보잘것없는 것일지라도.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멀리 있는 것이나, 가까이 있는 것이나, 이미 태어난 것이나, 앞으로 태어나려 하는 것이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아, 부디 행복해져라. 남을 속여서도 안 된다. 또 남을 멸시해서도 안 된다. 남을 괴롭히거나 고통을 주어서는 더욱 안 된다. 어머니가 외아들을 보호하듯 살아있는 이 모든 생명체에서 한없는 연민의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그 자비심이 골고루 스미게 하라. 위로, 아래로, 또는 옆으로, 장애도 없고, 적의도 없고, 척짓는 일도 없이 온 누리에 두루두루 스미게 하라.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앉을 때나, 누울 때나 잠자지 않는 동안에는 이 연민의 마음을 굳게 지녀라. 사악한 견해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 사리를 잘 판단하며, 욕망의 늪을 나온 사람, 이런 사람은 결코 두 번 다시 이 윤회 속에 태어나지 않는다. 
 
 - <숫타니파타>중에서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여
 
 
부디 행복하고 편안하여라…
 
 
“독송하다 보면 주변 모두 평안해지게 돼”
 
 
위 경문은 <숫타니파타>에서 자비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의 일부다. 불자들에게는 <자비경>으로 많이 알려지고 있다. 이 경문을 읽노라면 마음이 정화되고 내 자신의 원력을 다시금 가다듬게 된다.
 
요즘 온 나라가 구제역으로 말미암아 사람과 가축들의 애달고 쓰린 피눈물에 젖어들고 있음을 보며 이 모든 일들이 우리 모두가 자비심을 등짐으로 인해서 초래된 과보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혜와 자비는 마치 새 두 날개와 같아서 늘 함께 가야 할 것이지만, 온 중생과 더불어 최상의 행복을 성취하고자 하는 대승불교라 할 때는 자비심이 더 먼저 전제된다고 본다. 자비심이 없는 지혜는 건혜이고 관념이다. 보살의 자비심을 가지고 독송하지 않으면 조석으로 행사 때마다 외우는 <반야심경>이 약이 아닌 독이 될 뿐이다. 이 경문을 늘 일상에서 챙겨 독송하고 나의 삶으로 돌이키다 보면 우리 자신의 주변의 삶이 모두 평안해지고 함께 가게 될 것이다. 모두 행복하시고 편안하시길.
 
 
[불교신문 2688호/ 1월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