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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얘기

‘촛불 수배자’ 전원, 조계사 빠져나가

 

‘촛불 수배자’ 전원, 조계사 빠져나가

조계종 “사회갈등 원만해결돼야”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조계사에서 농성을 벌이던 촛불시위 관련 수배자들이 10월29일 조계사를 빠져나갔다. 사진은 수배자들이 농성하던 조계사 천막 내부 모습.

 

지난 7월5일부터 조계사에 기도 중이던 촛불시위 관련 수배자들이 10월29일 오후1시를 전후로 조계사를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임태훈 인권법률팀장은 29일 조계사 내 천막농성 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후3시15분 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으로부터 수배자 6명 전원이 조계사를 나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대웅전 뒤 설치된 천막은 조계사와 협의해 오늘 중으로 철거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보금자리를 마련한 불교계와 상의없이 나가서 송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보안 상의 이유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정된 것으로 이후 수배가 해제되면 따로 조계사와 총무원을 찾아 스님들께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계사를 나간 수배자들은 광우병 대책회의 박원석, 한용진 공동상황실장과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백성균 미친소닷컴 대표, 광우병대책회의 김동규 조직팀장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6명이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김광일 광우병 대책회의 행진팀장이 조계사를 나갔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은 “불교는 오고 감에 자유자재하고 누구든 자유롭게 왔다가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며 “수배자들은 그동안 매일 108배를 해왔고, 또 3000배를 하기도 했으며 수계식을 받고 경내청소 등 모범적인 기도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종단은 광우병 등 사회적 갈등이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랬으며 그런 차원에서 정부당국에 국민화합조치를 건의한바 있다”며 “오늘 아무런 흔적없이 떠났으나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다시는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어현경 엄태규 기자

 

다음은 촛불 수배자 6인이 남긴 메시지 전문.

 

“이명박 정권의 어떠한 탄압도 촛불항쟁의

진실과 정의는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 촛불 수배자 6인의 잠행농성에 즈음한 입장 발표 -

 

경황이 없어 짧게 말씀드리는 점 이해바랍니다. 정권의 엄청난 잘못으로 시작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촛불항쟁은 누가보기에도 떳떳하고 정당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촛불시민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무려 2500여 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었고, 1600여 명이 체포됐으며, 70여 명이 구속되고, 30여 명 가까이가 수배되는 고초를 겪게 됐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이 100일이 넘는 조계사 농성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농성에 보내주신 국민들의 성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 조계사 농성단 6인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조계사를 떠나 잠행농성을 계속 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들의 피신은, 어떠한 권력도, 권력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검-경도, 시민들의 진실과 정의를, 좋은 사회를 향한 자유의지를 결코 꺽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실체적이면서, 동시에 상징적인 저항행위입니다. 또한 주권자인 시민을 함부로 탄압하는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강력한 경고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또 다른 농성 길에 오르면서, 우리 국민들이 여념이 없는 이 정권에 맞선 범국민적 저항에 나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저희들도 조만간에 다시 국민들 앞에 서서 이 저항의 행렬에 함께 할 것입니다. 그동안 장기간 농성을 도와주신 조계종 총무원장님과 조계사 주지스님 등 불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