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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금강삼매경

 

금강삼매경

 

 

 모든 경전이 담고 있는 ‘法의 용마루’

 ‘공의 이치’ 알면 깨달음 상태 돌아가      

  모은 경전이 담고 있는 ‘법의 용마루’

부처님이 왕사대성 기사굴산(영축산)에서 1만 명의 아라한 도를 얻은 대비구들과 2천 명의 보살들, 그리고 8만여 명의 장자들이 모여 있을 때 설한 법문을 수록하고 있는 경에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이 있다. 이 경은 금강삼매라는 선정을 통하여 일체 번뇌를 끊고 공의 이치를 터득, 부처가 되는 수행의 참된 근본을 설해 놓은 경이다. 5세기에 번역되었다고 하나 역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신수대장경 권9에는 북량 실역인이라고 적혀 있다.

1권으로 되어 있는 이 경은 품수로는 8품이다. 서품, 무상법품, 무생행품, 본각이품, 입실제품, 진성공품, 여래장품, 총지품으로 구성되어 각 품에 따라 전체의 내용이 나누어진다.

이 경이 유명해진 것은 이 경을 의지하여 우리나라의 원효대사가 <금강삼매경론>을 짓고 부터이다. 원효스님은 <금강삼매경론>에서 각 품의 대의를 이렇게 요약했다. 서품을 제외한 <무상법품>은 무상관(無相觀)을 밝히고 <무생행품(無生行品)>은 무생행을 나타내는 것이다. <입실제품(入實際品)>은 허망한 것을 버리고 진실한 것에 들어감을 설하고 <진성공품(眞性空品)>은 일체의 모든 행이 참된 성품의 공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밝혔다. <여래장품(如來藏品)>은 한량없는 수행문이 모두 여래장으로 들어옴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금강삼매경론>은 원효의 중요한 저서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경보다 이 논이 더 많이 연구되고 읽혀져 왔다.

<무상품>에서 부처님은 해탈보살에게 마음이니 해탈이니 열반이니 하는 것이 자체의 고유한 성품이 없는 것이라 설해주면서 어떤 관념에 사로잡혀 마음이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이른바 무상(無相)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이 경에서도 강조된다.

특히 이 경에서 강조한 중요한 대의는 <본각이품>에 나오는, 불성이 깨우쳐 주는 이익을 밝힌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본래부터 깨끗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본래 깨달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객관 경계에 대한 애착심과 욕망 때문에 본래의 깨달음이 매몰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의 이치만 잘 가르쳐 주면 본래의 깨달음 그 상태로 누구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해 놓았다. 부처님은 무주보살에게 이 뜻을 설해준다.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자기 호주머니 안에 돈이 많이 들어 있는 줄 모르고 스스로 빈털터리라 생각하고 50년 동안 밥을 빌어 먹느라고 온갖 고생을 하는 것에 비유하기도 하였다.

원효스님은 이 경을 섭대승경(攝大乘經)이라 하여 대승의 요지를 모두 거두어 있다 하였다. 일미관행(一味觀行)이 이 경의 종요임을 밝히고 무상관(無相觀)을 통해 제법이 공한 이치를 알아야 하며 무생행(無生行)을 닦아 불생불멸하는 본각의 성품을 증득해야 한다고 하였다. 본각(本覺)과 시각(始覺)이 둘 아님을 바로 알아 수행의 지위를 따라 육행(六行) 곧 십신행(十信行), 십주행(十住行), 십행행(十行行), 십회향행(十廻向行), 십지행(十地行), 등각행(等覺行)을 닦아나가면 부처의 과위에 이른다 하였다.

경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 경의 불가사의함을 밝히면서 과거 모든 부처님이 호념하신 바며, 능히 여래의 일체 지혜의 바다에 들게 한다 하였다. 만약 이 경을 수지하면 모든 경전 가운데 더 이상 구할 것이 없다 하였고 또 이 경은 모든 경전이 담고 있는 법의 용마루라 하였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53호/ 8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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