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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육효학

[周易]공자(公子)의 64괘풀이 - 대상전(大象傳)

1건위천(乾爲天)

大象傳 : 天行 健 君子以自彊不息 (천행 건 군자이자강불식)

건은 원기를 크게 형통하는 괘이다. 마음을 곧고 바르게 가져야 이로운 것이다.

건이란 굳세고 피로할 줄 모르는 것을 뜻한다. 강건하고 충실하고 능동적이다.

모든 양효는 강하고 적극적인 것을 상징하는데, 특히 전부가 양효로 되어 있어

순수한 것을 의미한다.

자연에 적용하면 하늘이 움직이는 것이고 인간으로는 장년기, 사업으로는 전성기를

나타낸다.

물론 뻗어 가는 운을 나타내는 괘지만 그만큼 책임은 무겁고 긴장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사물은 성하면 쇠하는 법이다. 정점에 도달한 것은 쇠퇴하고 몰락하는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운이 뻗쳤다고 해서 지나친 언동은 삼가고 항상 신중해야 한다.







2곤위지(坤爲地)

大象傳 : 地勢 坤 君子以厚德載物 (지세 곤 군자이후덕재물)

곤은 크게 형통하는 괘상이다.

암말은 곧고 발라야 이롭다.

군자가 갈 곳이 있으면, 먼저 가면 잃고 나중에 가면 얻는다.

서남방은 친구를 얻고, 동북방은 친구를 잃는다.

마음을 안정하고, 바르고 곧게 해나가야 길하다.

곤의 괘는 대지의 상징이다.

대지는 고요하고 움직이지 아니하나 풍부한 힘을 갖추고 있으므로

모든 것을 낳고 육성한다.

전부 음효로 되어 있는 이 괘는 건이 굳셈, 적극, 남성적인 데 반하여

유순하고 소극적이며 여성적인 것을 의미한다.

물론 유순하다는 것은 굳세다는 것보다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늘의 힘도 땅이 받아들일 때에야 나타난다.

남성의 정기도 여자를 얻어야 비로소 새로운 생명을 만든다.

음양은 대립되어 있으면서 통일되어 있는 것이다.

이 괘는 소극을 지킴으로써 적극을 능가하고, 뒤떨어짐으로써 앞에 서고,

유하면서도 강을 누르는 도를 나타내고 있다.

3수뢰둔(水雷屯)

大象傳 : 雲雷 屯 君子以經綸 (운뢰 둔 군자이경륜)

둔은 크게 형통하는 괘이다.

곧고 발라야 이롭다.

갈 곳이 있어도 가지 말 것이니, 제후를 세워야 이롭다.

둔은 막혀서 나아가기가 괴로운 것이다.

초목의 싹이 굳은 땅을 뚫고 나오지 못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안으로는 젊고 싱싱한 생명력을 가지면서도 충분히 뻗어 나갈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고민이 많은 청년기, 사업이라면 난관이 많은 초창기에 해당한다.

상괘(坎)는 물이므로 빠지는 것을 나타내고 하괘(震)는 천둥이므로 움직이는 것이다.

둔은 움직이려고 하나 곤란에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괘는 네 가지 큰 어려운 괘의 하나이지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인생 시초부터 순풍에 돛을 단 배처럼 나아갈 수 있겠는가?

젊고 싱싱한 생명력으로 고난을 견딤으로써 새로운 발전이 약속된다.

지금의 고민은 크게 성장하기 위하여 겪는 진통이다.


4산수몽(山水蒙)

大象傳 : 山下出泉 蒙 君子以果行育德 (산하출천 몽 군자이과행육덕)

몽은 막힘이 트이는 괘상이다. 내가 몽매한 사람에게 구하는 것이 아니라,

몽매한 사람이 나에게 가르침을 구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좋고 나쁜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나, 나중에는 그것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항상 곧고 바르게 나가야 한다.

몽이란 덩굴 풀의 일종이다.

무성해서 나무를 덮고 그 밑은 어두워지므로 컴컴하다.

이 괘는 갓 때어난 상태를 나타낸다.

앞장의 뒤를 받아 무지몽매한 어린아이의 상태를 나타내고

그 지능이 어떻게 계발되어 가는가를 설명하는 괘이다.

그러므로 지적인 일에 종사하는 자에게는 밝은 미래를 알려주는 괘이다.

상괘는 산, 하괘는 물을 나타내며 산기슭을 흐르는 물의 형태이다.

샘에서 흐르는 물줄기는 가냘프고 의지할 것이 못되나 나중에 강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올바르게 배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5수천수(水天需)

大象傳 : 雲上於天 需 君子以飮食宴樂 (운상어천 수 군자이음식연락)

수는 성실함이 있고, 빛나게 형통하는 괘상이다.

마음을 바르게 가져야 길하다.

큰 냇물을 건너면 이로우니라.

수는 기다리는 것, 대기하고 대망 한다는 것이다.

인간 세계에는 때가 올 때까지 인내하고 자중해야 할 일이 많다.

때를 기다리되, 그 기다리는 방법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여하튼 움직이면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이다.

상괘는 위험한 강, 하괘는 굳셈을 나타낸다.

몸과 마음이 굳세면서도 위험이 앞에 가로놓여 있기 때문에 자중해야 한다.

때를 기다리지 않고 강에 뛰어드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다.

힘을 기르면서 기다리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6천수송(天水訟)

大象傳 : 天與水違行 訟 君子以作事謀始 (천여수위행 송 군자이작사모시)

송은 성실함이 있으나 막히는 괘상이다.

두려워하여 중용을 얻으면 길함이 있으나, 마침내 흉하다.

대인을 보는 것은 이롭고, 큰물을 건너는 것은 이롭지 못하다.

송이란 소송, 재판을 의미한다.

인간 세상에는 싸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개인·집단·국가간의 대립, 그리고 각자의 내부에 일어나는 모순과 상극이 항상 따른다.

상괘는 위로, 하괘는 아래로 완전히 의견과 방향을 달리하는 모습이다.

이럴 때 끝까지 자기의 주장을 내세운다면 대립은 격렬해지고 결과가 나빠진다.

지금의 기운은 쇠하여 있다.

헛된 고집을 버리고 친애와 협조에 마음을 쓸 일이다.

한없는 추구는 그 반동도 역시 크다는 점이다.

7지수사(地水師)

大象傳 : 地中有水 師 君子以容民畜衆 (지중유수 사 군자이용민축중)

사괘에는 마음이 곧아야 한다.

덕이 있는 어른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사람이 태어나면 무리를 이루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다.

사라는 것은 다수의 집단 또는 군대라는 말이다.

주나라 제도에서는 오 백 사람을 여, 이천 오백 사람을 사, 만 이천 여명을 군이라고 한다.

집단·군대에는 늘 지도자가 필요하다.

그 집단의 운명이 지도자의 현명함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

이 괘는 지도자의 도를 설명한다.

아무리 괴로워도 올바른 목적으로 행동하는 지도자라면 집단을 잘 이끌 수가 있다.

8수지비(水地比)

大象傳 : 地上有水 比 先王以建萬國 親諸侯 (지상유수 비 선왕이건만국 친제후)

비는 길한 괘이다.

항상 곧고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허물이 없어진다.

바야흐로 편안치 않음이 닥치고 있다.

뒤늦은 사람은 흉하리라.

오랜 전쟁이 끝나면 사람들은 화기애애해져서 친해지는 법이다.

비라는 글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선 형상으로 서로 친밀하게 돕는 것이다.

괘의 형상은 땅위에 물이 있고 이 두 개가 친하고 화목함으로써

만물을 낳고 육성하는 것이다.

또 천자의 지위를 의미하는 양에 음이 사이좋게 붙어 잇는 형상으로

사람들이 지도자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상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한다면 처음에 우여곡절이 있겠으나

나중에는 많은 사람의 협력을 얻어 대사업을 완성시킨다.


9풍천소축(風天小畜)

大象傳 : 風行天上 小畜 君子以懿文德 (풍행천상 소축 군자이의문덕)

소축은 형통하는 괘이다.

먹구름이 일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소축이란 머물게 하다는 뜻을 가진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머물게 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밖에 머물게 할 수 없는 것이다.

상도를 벗어난 남편, 군주를 아내나 신하가 머물게 하려는 것이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머물게 하는 데는 그 나름대로 방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제멋대로 떠들어서는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음의 힘은 아직 약하다.

운기는 충만해 있으나 그것이 형상을 이루지 못할 때 우울하고 초조해지는 기분.

구름이 잔뜩 끼었으나 비는 내리지 않는 상태, 결코 조급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10천택리(天澤履)

大象傳 : 上天下澤 履 君子以辯上下 定民志 (상천하택 리 군자이변상하 정민지)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는다.

모든 일이 형통하는 괘이다.

이란 밟는다, 실천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실천에는 위험이 따른다. 그러나 위험을 두려워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 같은 위험 속에서 어떻게 몸을 보전할 수 있겠는가?

이 괘는 강건하고 유익함을 나타내는 상괘에

유순함을 나타내고 받아들이는 하괘가 따르는 형이다.

윗사람이나 경험자의 말을 솔직히 받아들이고 선인의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찾아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달리면 반드시 실패한다.

자기의 힘을 생각하고 착실하게 나아가면 처음에는 위험을 만나더라도

반드시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다.

11지천태(地天泰)

大象傳 : 天地交 泰 后以財成天地之道 輔相天地之宜以左右民
(천지교 태 후이재성천지지도 보상천지지의이좌우민)

태는 소가 물러나고 대가 오는 괘상이다.

모든 일이 형통하여 길 하는 것이다.

이 괘는 하늘을 나타내는 건이 밑에 있고 땅을 나타내는 곤이 위에 있다.

즉 천지가 거꾸로 된 것이지만, 이것이 도리어 잘된 것이다.

말하자면 하늘의 기는 위로 자꾸 오르고 땅의 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을 갖는다.

만일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밑에 있다면 이 양자는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그처럼 반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하늘의 기가 상승하고

땅의 기가 하강해서 양자가 합쳐지고 거기서 만물이 태어난다.

여기에는 대립물의 통일성을 동적으로 포착하려는 역리의 이상적인 형상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말하자면 상사와 부하, 남편과 아내, 어버이와 아들, 강자와 약자가

화합 일치해서 만사가 순조로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함이 제시되어있다.

태라는 것은 안정되고 편안한 것이다.

괘의 형을 보아도 튼튼한 기반 위에 세워진 건축물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대길은 흉으로 돌아오는 것이므로 방심하면 안 된다.

12천지비(天地否)

大象傳 : 天地不交 否 君子以儉德피難 不可榮以祿
(천지불교 비 군자이검덕피난 불가영이록)

비는 사람의 도가 행하지 못하는 괘이다.

군자의 바르고 곧은 도도 이롭지 않다.

대가 가고 소가 오는 것이다.

비는 태와는 정반대이다.

하늘은 위로 자꾸 오르고 땅은 계속 밑으로 내려간다.

무슨 일이나 엇갈리고 배반되어 잘 들어맞지가 않는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팔방이 꽉 막힌 상태이다.

백성의 뜻이 나타나지 못하고 빈부의 차가 심해진다.

괘의 형태도 빈약한 기반에 강한 것이 올라타 있어 사상누각(沙上樓閣)과 같다.

지금 위기에 처해 있으므로 잠시도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막힌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진지하게 현실과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13천화동인(天火同人)

大象傳 : 天與火 同人 君子以類族辨物 (천여화 동인 군자이유족변물)

동인은 넓은 들과 같은 괘이다.

모든 일이 잘 형통하는 것이다.

큰 냇물을 건너면 이롭다.

군자는 바르고 곧으면 이로운 것이다.

동인이란 남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 동지를 구해서 같이 가는 것이다.

상괘는 강건하여 쉴 줄 모르는 활동력, 하괘는 빛나는 지성을 의미한다.

창백한 인텔리 또는 수레를 끄는 말 같은 활동가도 아니다.

풍부한 지성과 실행력을 겸비한 조직자, 공직자이며 유연한 마을을 가진 사람이다.

사람들을 조직해 가는 데는 결코 오래된 연고나 사연을 의지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공적인 인간관계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독감에 괴로워하지만 그렇다고 안이한 길을 택해서는 안 된다.

초지를 관철하면 즐거움이 따른다.


14화천대유(火天大有)

大象傳 : 火在天上 大有 君子以알惡揚善 順天休命
(화재천상 대유 군자이알악양선 순천휴명)

대유는 크게 형통하는 괘이다.

대유란 크게 가진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포용하고 왕성한 운을 보존해 가는 괘이다.

대유는 또 풍년을 의미한다.

곡식이 창고에 가득 차서 유복하고 만족함을 나타내는 괘이다.

상괘는 태양, 하괘는 하늘을 가리킨다.

태양이 중천에 높이 떠서 강한 빛과 열을 골고루 비춰주는 형상이다.

귀중한 지위에 있는 음효가 유화한 포용력을 가지고 주위의 양효를 이끌고 있는 형상이다.

무엇을 해도 순풍에 돛단배, 모든 것이 자기편이다.

이제야말로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이다. 호괘(互卦)는 쾌(?)이다.

왕성한 운 속에 스며드는 불행의 원인을 항상 잊지 않도록 명심해야 한다.


15지산겸(地山謙)

大象傳 : 地中有山 謙 君子以衰多益寡 稱物平施 (지중유산 겸 군자이쇠다익과 칭물평시)

겸은 군자의 도가 트이는 괘상이다.

군자는 마침의 미가 있다.

대유의 괘가 풍성한 부를 가졌다는 뜻임에 비해 겸은 공평하게 분배된다는 것이다.

국민소득이 증대하더라도 소득의 격차가 크면 사회는 안정되지 못한다.

겸이란 겸손, 겸허를 뜻한다. 자신을 남 앞에서 낮추는 것이다.

사욕과 자만심을 버리고 사람을 따른다.

만월이 반드시 기울어지고 높은 산이 물에 깎이어 낮은 곳에 쌓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고귀하면 고귀할수록 비천함에 봉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야한다.

뛰어난 재능, 아름다운 용모는 겸허함으로써 더욱 빛나는 것이다.


16뇌지예(雷地豫)

大象傳 : 雷出地奮 豫 君子以作樂崇德 殷薦之上帝以配祖考
(뇌출지분 예 군자이작락숭덕 은천지상제이배조고)

예는 임금이 제후를 세우고 군사를 일으킴이 이로운 괘이다.

예에는 세 가지 뜻이 있다. 즐거움, 게으름, 예상(豫)이라는 뜻이 있다.

환락에 빠지게 되면 부주의해서 생각지도 않은 실패를 저지른다.

미리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의 형상으로 보면 지상에 양기가 뇌동하는 봄이다.

겨울 동안 쌓아 둔 기를 모두 발산해야 할 때이다.

지금까지의 불우는 모두가 오늘을 위한 예비 단계였던 것이다.

준비는 다 되었으되 방심하지 말고 환희의 길을 열고 나서야 한다.

17택뢰수(澤雷隨)

大象傳 : 澤中有雷 隨 君子以嚮晦入宴息 (택중유뢰 수 군자이향회입연식)

수는 크게 트이는 괘이다.

마음을 곧게 가지면 이롭다. 허물이 없는 것이다.

수란 따른다는 뜻이다. 수행, 부수, 수희의 수를 말한다.

따른다는 것은 주체성을 잃고 물결의 흐름에 몸을 맡겨 버리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따를까, 이것은 주체성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갈 대상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 상괘는 젊은 여자, 하괘는 중년 남자이다.

중년 남자가 소녀에게 반해서 따르는 형상이다.

또한 실력 있는 자가 한 걸음 물러서서 아랫사람을 따르는 형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간에 진지하게 행동을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올 것이다.

이 괘를 사계절에 적용한다면 가을이 된다.

왕성하던 기운이 쇠할 때 사람을 따르는 기분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18산풍고(山風蠱)

大象傳 : 山下有風 蠱 君子以振民育德 (산하유풍 고 군자이진민육덕)

고는 모든 일이 크게 형통하는 괘이다. 큰 내를 건너면 이롭다.

고란 기물을 벌레들이 파먹거나 접시에 가득 담은 음식에 벌레들이 우글거린다는 뜻이다.

태평함이 계속되면 내부에 부패와 혼란이 일어난다.

괘의 형상도 산기슭에 바람이 불어닥쳐 재해를 일으키는 열풍현상이다.

또는 중년 부인이 젊은 남자를 유혹하는 형상을 나타낸다.

천재지변, 풍기문란, 참으로 다사다난하다. 절망할 것은 없다.

궁하면 통하고 모순이 깊으면 깊을수록 반대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이것을 기회로 삼아 내부를 파먹는 병균을 철저하게 헤쳐내야 할 일이다.

부패와 혼란의 시기는 동시에 혁신, 신생의 시대인 것이다.

19지택림(地澤臨)

大象傳 : 澤上有地 臨 君子以敎思无窮 容保民无彊
(택상유지 림 군자이교사무궁 용보민무강)

임은 만사가 크게 형통하는 괘이다.

마음을 곧게 가지면 이롭다. 8월에는 흉함이 있다.

임이라 함은 위로부터 지배와 보호를 아래에 미치게 하는 것이다.

지배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이 괘는 상하가 가까이 지내는 상태를 나타낸다.

또 아래에 두 가지 양이 있어 운기가 점점 융성해질 때이다.

그러나 단기 작전, 급속히 성하고 곧 쇠할 경향이 있어서 시기를 보는 바가 민감해야 한다.

열중한다고 생각하면 곧 잃어버리고 마는 인간의 유형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히 정신차려 대하지 않으면 일생 후회를 남기기가 쉬운 것이다.

20풍지관(風地觀)

大象傳 : 風行地上 觀 先王以省方觀民 設敎 (풍행지상 관 선왕이성방관민 설교)

관계는 손만 씻고 아직 제사를 지내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이다.

성실함이 있으니 그 모습이 극히 공손한 듯하다.

관은 응시하는 것.

그저 막연히 보는 것이 아니라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다.

깊은 곳까지 꿰뚫어보는 것이다.

이 괘의 형상은 음의 세력이 위의 양을 밀어 벌리 듯한 세력을 보이고 있다.

또 땅 위가 쇠하고 이욕(利慾)이 서로 싸워서 질서가 붕괴되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때일수록 심사숙고해서 현상의 깊은 곳까지 투철하게 봐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진실로 몸에 붙는다면 덕이 되어 사람들을 감화시킬 수가 있다.

행동보다도 심사숙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지도적인 지위에 있는 사람

즉 교육자, 학자, 연구가 등에게는 좋은 괘이다.

21화뢰서합(火雷)

大象傳 : 雷震 서합 先王以明罰勅法 (뇌진 서합 선왕이명벌칙법)

서합은 만사가 형통하는 괘이다.

옥(獄)을 사용하면 이롭다.

서합이란 씹는 것을 말한다.

괘의, 형태를 보면 상과 하의 양효는 턱, 음효는 이이다.

이 사이에 물질이 있어서 씹는 것을 방해하는 상태이다.

방해물을 씹어서 깨뜨리면 상하가 합친다.

또 상괘는 태양, 전광, 하괘는 활동, 뇌동, 뇌성으로 어느 것이나 왕성한 활동력을 상징한다.

왕성한 생활력과 적극성으로 장애물을 물리치고 나아가면 큰 성과가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장애물은 강의 양으로서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뜻하지 않은 저항을 만나게 된다.

중도에서 머무는 타협이나 고식적인 수단을 쓰지 말고

전력을 기울여 정면으로 부딪쳐 가는 것이 중요하다.


22산화비(山火賁)

大象傳 : 山下有火 賁 君子以明庶政 无敢折獄 (산하유화 비 군자이명서정 무감절옥)

비는 형통하는 괘이다.

갈 곳이 있으면 다소 이로움이 있다.

비는 장식의 뜻이다. 아름다운 장식은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이란 몸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으로, 사회 질서의 기틀이다.

괘의 형상은 저녁놀이 산천초목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몰락 직전의 찬란한 빛을 암시한다.

문명이 과도하게 진보하면 퇴폐의 미를 좋아하게 되어 마침내 소박한 생명력을 잃고 만다.

개인에게 있어서는 외면만을 치장하고 내면적인 깊이를 잃고 만다.

무슨 일에 있어서나 외견상의 화려하고 성대한 것에 사로잡히지 말고 신중해야 한다.


23산지박(山地剝)

大象傳 : 山附於地 剝 上以厚下安宅 (산부어지 박 상이후하안택)

박괘에는 갈 곳이 있으면 불리하다.

박은 벗겨서 떨어뜨린다, 깎아 내린다라는 뜻이다.

양의 힘이 점차로 줄어들어 붕괴 직전의 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문화상의 성숙이 극도에 달한 후에 오는 사회 쇠퇴를 의미한다.

괘의 형상도 아래로부터 상승하는 음효가 한 개 남아 있는 양효를 압도하고

또 높이 솟은 산이 침식 작용에 의해 평지로 화해 버리고 마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자각증상이 없는 중병, 실각을 노리는 부하, 방탕에 의한 파산 등 쇠운의 극을 나타낸다.

함부로 안간힘을 쓰지 말고 조용히 겨울철이 끝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고 일양래복(一陽來復)의 괘가 다음에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24지뢰복(地雷復)

大象傳 : 雷在地中 復 先王以至日閉關 商旅不行 后不省方
(뇌재지중 복 선왕이지일폐관 상시불행 후불성방)

복은 막혔던 것이 트이는 괘이다.

출입을 하여도 병이 없다. 친구가 찾아오더라도 허물이 없다.

그 도를 다시 반복하니, 7일 만에 되돌아온다.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

파괴 후에는 건설이 시작된다. 부흥인 것이다. 복은 동지(冬至)를 나타낸다.

음의 기가 내리덮고 있는 속에 양의 기가 싹트기 시작하여 서서히 봄이 돌아오는 것이다.

괘의 형상도 땅속 깊은 곳에 봄기운이 발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오랫동안의 괴로움도 이제 한순간뿐이다. 그러나 조급하게 서둘러 뛰어나가서는 안 된다.

덤벼대면서 싹을 내려고 하면 늦은 서리를 맞아 죽고 만다.

침착하게 장래의 대계를 세워야 할 때이다. 역점에서는 회복, 화해, 실물에 좋다는 괘이다.


25천뢰무망(天雷无妄)

大象傳 : 天下雷行物與 无妄 先王以茂對時育萬物
(천하뢰행물여 무망 선왕이무대시육만물)

무망괘는 크게 형통하는 형상이다.

마음이 바르고 곧으면 이롭다. 정도가 아니면 재앙이 있다. 갈곳이 있어도 이롭지 않다.

무(无)는 무(無)이고, 망(妄)은 망(望), 이렇게 하고 싶다는 기대나 예정, 속셈이나 속임수를

버리고 되어 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이다.

노자의 무위자연의 도와 가깝다. 무망이란 생각지도 않은 일, 예기치 않았던 일을 말한다.

하늘의 섭리에 몸을 맡겨, 생각지도 않던 일에 부딪쳐도 동요하거나

의식적인 행동을 취하지 말고 조용하고, 솔직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은 단순한 소극적인 행위와는 다르다.

가뭄이나 홍수를 만나더라도 묵묵히 대지를 밟고 떠나지 않는 농부의 마음

괴로움을 참고 아들을 기르는 어머니의 태도이다.

망은 거짓, 엉터리로 해석하고 무망이란 지성, 진실한 것이다.


26산천대축(山天大畜)

大象傳 : 天在山中 大畜 君子以多識前言往行 以畜其德
(천재산중 대축 군자이다식전언왕행 이축기덕)

대축괘는 마음을 곧고 바르게 가져야 이롭다.

농사를 지어먹지 않아도 길하다. 큰 냇물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

대축은 소축과 비교되고 대가 소를 기른다는 것,

즉 위대한 왕자가 인재를 보호하고 기른다는 뜻이다, 또는 실력을 쌓아두는 것을 뜻한다.

축은 밭이 무성하다, 즉 풍작을 뜻한다.

대축은 대풍작으로 창고에 곡물이 산과 같이 쌓여 있는 상태이다.

대망을 품은 자는 먼저 힘을 쌓아두지 않으면 안 된다.

인덕, 지식, 인재, 자금을 충분히 저축한데다 기력이 충실하고

정기가 넘쳐 흐름으로써 대사업이 성취될 수 있다.

위험이나 장애도 당당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

괘의 형상은 하늘의 기운을 크게 모아 초목을 양육하는 산을 나타내고 있다.


27산뢰이(山雷)

大象傳 : 山下有雷 이 君子以愼言語 節飮食 (산하유뢰 이 군자이신언어 절음식)

턱을 놀림에 있어서는 바르게 놀려야 길하다.

턱을 놀리는 것을 관찰하니, 스스로 구실을 붙이기를 바라고 있다.

이는 턱을 말한다.

서합에서 설명한 것처럼 괘의 형상은 위턱, 아래턱을 나타내고 있다.

또 상괘는 멎는다. 하괘는 움직인다를 나타내어 턱의 움직임과 일치한다.

사람은 턱을 움직이면서 음식물을 씹어 먹고 육신을 기른다.

이런 사실에서 이는 기르다는 의미가 된다.

신체를 기르고 정신을 기르고 타인을 기르고 사물을 기르는 등,

기르는 도는 다양해서 그만큼 신중을 기하는 것이 제일이다.

병은 입을 통해 들어오고 화는 입에서 나간다.

언어와 음식에는 특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28택풍대과(澤風大過)

大象傳 : 澤滅木 大過 君子以獨立不懼 遯世无인
(택멸목 대과 군자이독립불구 돈세무인)

대과괘는 집의 대들보가 휘어지는 형상이다.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

대과는 대양이 지나치게 많아서 그것을 받들고 지탱하고 있는 자가 약하다.

즉 조화가 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벅찬 일로 고역을 치른다.

괘의 형상도 홍수에 빠진 나무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고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격류를 견디어 내면 굳센 용맹심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남녀 관계에 있어서도 부조화가 눈에 띄고,

특히 유부녀가 젊은 사내와 불의의 애욕에 빠져 버리는 경향이 있다.

회사에서는 상하를 연결하는 유대가 막혀 중간에 있는 존재가 강해지고 있는 상태이다.

대과는 대들보가 지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는 것을 비유로 들고 있다.

29감위수(坎爲水)

大象傳 : 水천至習 坎 君子以常德行 習敎事 (수천지습 감 군자이상덕행 습교사)

습감괘는 두 양기가 서로 기운을 통하고 있는 것이다.

행하면 가상스러움이 있다.

네 개의 큰 난괘중 하나이다. 감은 험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괘는 감이 겹쳐 계속 험난에 빠지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때 어떻게 처신하는가에 따라 인간의 진가가 결정된다.

곤란에 쓰러지고 마는가, 아니면 견디고 이겨냄으로써 용기와 힘을 기르는가이다.

지금 당장 곤란을 해결하기는 힘들다. 무엇이든 두려워하지 않는 신념과 지상을 가지고

격류와 맞서는 도리밖에 없다. 몸을 던져야만 나아갈 기회도 생긴다.

30이위화(離爲火)

大象傳 : 明兩作 離 大人以繼明 照于四方 (명량작 이 대인이계명 조우사방)

이괘에는 마음을 곧고 바르게 가져야 이롭다.

암소를 치면 길하리라.

이의 괘는 불, 태양을 상징한다. 또한 밝음이고 지성이다.

불이 탄다는 사실에서 부착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괘는 상하가 같이 이이며, 밝은 태양, 불같은 정열, 그리고 명철한 지성을 나타낸다.

자기의 입장에 튼튼하게 뿌리를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때이다.

그러나 정열에 몸을 맡겨 경솔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암소를 기르면 길하다는 말은 암소와 같은 유순함을 아울러 가지는 것을 말한다.

31택산함(澤山咸)

大象傳 : 山上有澤 咸 君子以虛受人 (산상유택 함 군자이허수인)

함은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통하는 괘이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지면 이롭다. 여자를 얻으면 길하다.

함이란 느낌, 감응한다는 말이다. 마음의 교류가 없이는 사회 생활이 성립되지 않는다.

그 사회의 최소 단위는 마음이 서로 일치하는 부부가 전형이다.

이 괘는 상괘는 젊은 여자, 하괘는 젊은 남자를 뜻하며

여자의 발 밑에 남자가 무릎을 꿇고 사랑을 구하는 형상이다.

젊은 남녀는 마음이 통하게 되면 곧 사랑의 불꽃을 일으킨다.

가장 감응되기 쉬운 점에서 이 괘에 의해 감응의 원리를 나타내는 것이다.

함의 원리는 부부로부터 사회 전반, 나아가서는 천지 우주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


32뇌풍항(雷風恒)

大象傳 : 雷風 恒 君子以立不易方 (뇌풍 항 군자이립불역방)

항괘에는 모든 일이 잘 형통한다는 의미가 있다.

허물이 없다. 마음을 바르게 가지면 이롭다. 갈 곳이 있으면 이롭다.

연애 뒤에는 결혼이다. 항이란 항상 불변하고 안정된 결혼생활을 의미한다.

상괘는 성인이 된 남자, 하괘는 성인이 된 여자를 나타낸다.

항의 괘에서는 젊었던 두 사람도 지금은 중년이 되고,

위치도 남자가 위에 서고 여자는 아래에서 순종하는 것이다.

이전의 불타는 듯한 사랑도 평온한 생활로 변해 잇다.

그렇게 되면 또 파란을 구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른바 마음이 들뜨는 상태가 일어난다.

위험한 유혹을 물리치지 않으면 항구한 길을 얻을 수가 없다.

지금은 부부간에 한하지 않고 무슨 일에나 처음 가졌던 뜻을 잊지 않고

신기한 것에 현혹되는 일없이 계속해서 일관된 방침을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33천산돈(天山遯)

大象傳 : 天下有山 遯 君子以遠小人 不惡而嚴
(천하유산 돈 군자이원소인 불악이엄)

은둔 생활을 해야 형통하는 괘이다.

소인은 마음을 곧게 가져야 이롭다.

돈이란 피해서 물러난다는 것이다. 또 돼지와도 통한다. 돼지는 도망을 잘 치는 동물이다.

나의 운기가 쇠해서 시류에 맞지 않을 때에는 재빨리 물러나는 것이 최상의 방도이다.

괘의 형상은 음의 세력이 일어나고 위에 있는 양이 물러나는 것을 나타낸다.

무리하게 뚫고 나가려 하지 말고 쇠운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34뇌천대장(雷天大壯)

大象傳 : 雷在天上 大壯 君子以非禮弗履 (뇌재천상 대장 군자이비례불이)

대장이란 대가 장성하다는 뜻이다.

양기가 아래에서 위로 왕성하게 올라가고 위의 음기를 쇠하게 하는 형상이다.

음침한 것을 모두 잊고 떠들썩하며 기운차게 나아가는 상태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보기보다는 실속이 따르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

하늘에서는 뇌성이 치는데도 비가 올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괘상이다.

이러한 때에는 자기 자신을 한번 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좋고, 힘을 믿고 돌진해 나아갈 때이다.

그러나 방심하면 큰 실패를 초래할 것이다.

35화지진(火地晉)

大象傳 : 明出地上 晉 君子以自昭明德 (명출지상 진 군자이자소명덕)

진괘는 강후가 말을 여러 번 바치게 하여, 낮에도 세 번씩 천자를 알현하는 상이다.

진이란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대장처럼 무턱대고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시기를 얻어 전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상괘는 불, 다시 말하면 태양, 하괘는 대지이다.

땅 위에 태양이 비치기 시작한 것이다. 희망의 아침이다.

지금은 얼마든지 일을 맡아도 순조롭게 해나갈 수 있는 때이다.

일하면 할수록 주위로부터 인정받고 큰 보상을 받을 것이다.

고통을 받던 사람도 이제부터는 상승 일로에 있다.

따라서 황급하게 나아갈 필요는 전혀 없다. 자신을 가지고 자기 계획대로 나아가면 된다.

36지화명이(地火明夷)

大象傳 : 明入地中 明夷 君子以이衆 用晦而明
(명입지중 명이 군자이이중 용회이명)

명이괘에는 몹시 괴로움이 있으나 마음을 곧게 가지고 있으면 이로움이 있다.

명이란 명(明)이 깨진다, 현명한 것이 상해를 입는다는 뜻이다.

진의 경우와는 반대로 태양이 땅 밑에 떨어져 암흑이 지배하고 있는 형상이다.

어리석은 자가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재능 있는 부하를 억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때 무리하게 재능을 발휘해서 국면을 타개해 보려고 한다면

곧장 주위로부터 두들겨 맞을지도 모른다.

괘상에 나타난 대로 명지를 어리석은 표정으로 숨겨놓고 내면의 충실을 기해야 한다.

고난 속에서 연마된 실력은 마침내 옥으로 빛나게 될 것이다.

37풍화가인(風火家人)

大象傳 : 風自火出 家人 君子以言有物 而行有恒
(풍자화출 가인 군자이언유물 이행유항)

가인괘에는 여자의 마음이 바르고 곧아야 이롭다.

가인은 글자 그대로 가정의 사람, 가족을 말한다.

가족의 중심은 부부, 특히 주부의 역할이 크다.

가정이 항상 화목하기 위해서는 주부의 따뜻한 마음씨가 필요하다.

이 괘는 남편을 위로하고 아들을 귀히 여기는 현모양처를 나타내고 있다.

괘의 형상은 제일 위의 양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른 위치에 있다.

가정 안에서 자기의 입장을 지키면 가정이 화목하다.

상괘는 장녀, 하괘는 중녀로 가정의 평화는 흔히 여자의 언쟁으로 깨진다.

며느리와 시어머니, 시누이 등 이 괘는 위에 있는 장녀를 중녀가 따르고 있으며

이래야만 비로소 만사가 원만히 다스려지는 것이다.

38화택규(火澤)

大象傳 : 上火下澤 규 君子以同而異 (상화하택 규 군자이동이이)

규괘는 작은 일에 길하다.

규란 배반한다. 반복한다는 뜻이다.

가정의 불화, 의견의 상위, 모순, 상극을 나타낸다.

상괘는 불, 중녀, 하괘는 연못, 소녀이다.

불은 위로, 물은 아래로, 향하는 곳이 정반대이다. 또한 여자들간의 음성적인 적대 감정이다.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알력, 그런 느낌을 주는 괘이다.

작은 일을 차근차근 처리해 나가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

39수산건(水山蹇)

大象傳 : 山上有水 蹇 君子以反身修德 (산상유수 건 군자이반신수덕)

건괘는 서남쪽이 이롭고, 동북쪽은 불리하다.

대인을 보면 이롭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지면 길하다.

건이란 다리를 못 쓰는 앉은뱅이를 말하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괴로움을 뜻한다.

사방이 위험으로 막혔기 때문에 나아가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상태이다.

괘의 형상도 험난한 산과 위험한 큰 강을 나타낸다. 이럴 때는 되도록 무리를 하지 말고

쉬운 길을 골라서 식견 있는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고난이 계속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함부로 나아가지 말고 자기 몸을 돌아보고 인덕을 연마하여 위험한 때를 기다려야 한다.


40뇌수해(雷水解)

大象傳 : 雷雨作 解 君子以赦過宥罪 (뇌우작 해 군자이사과유죄)

해괘는 서남쪽이 이롭다.

갈 곳이 없으면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길하다. 갈 곳이 있으면 빨리 가야 길하다.

해는 문자 그대로 풀린다, 해결한다는 뜻이다.

계절적으로는 춘분에 해당하며, 굳은 얼음이 풀리고 만물이 일제히 싹틀 때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괴롭고 어려웠던 문제도 해결되고 새로운 출발의 시기가 온 것이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재빨리 호기를 붙잡아야 한다.

괘의 형상은 봄의 천둥소리와 봄비를 나타낸다. 바로 밭을 갈고 씨뿌릴 때이다.

태만해서 허송세월을 한다면 1년의 수확이 허사가 된다.

엄동을 벗어난 해방감에 젖는 것도 좋지만, 여기서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41산택손(山澤損)

大象傳 : 山下有澤 損 君子以懲忿窒欲 (산하유택 손 군자이징분질욕)

손괘에는 성실함이 있어야 크게 길하다.

허물이 없고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져야 한다.

손이란 손상, 손실을 뜻하지만 단순한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봉사라는 말에 가깝다.

자기 힘을 나눠서 남에게 주는 것이 사회에 대한 봉사이다.

아무 이득도 없는 일을, 주위의 비웃음을 받으면서 관철해 나가는 것이 손의 도이다.

그것을 단순한 손실로 볼 것인가, 기쁨을 찾아낼 것인가는 그 사람의 정신의 문제이다.

큰 목적을 위해 작은 욕심을 버리고, 손해보고 얻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여,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버리고

먼 미래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괘의 형상은 산기슭에 연못이 있고, 그 연못을 낮춤으로써 산은 보다 높아지는 것이다.


42풍뢰익(風雷益)

大象傳 : 風雷 益 君子以見善則遷 有過則改
(풍뢰 익 군자이견선칙천 유과칙개)

익괘는 갈 곳이 있어야 이롭다.

큰 냇물을 건너야 이롭다.

윗사람이 널리 사람들을 돌봐 준다는 뜻이다.

그것이 궁극에 가서 내 자신을 위하게 된다는 것은 손의 경우와 같다.

상괘는 바람, 따른다는 뜻이고, 하괘는 우레, 움직임을 나타낸다.

아래가 움직이면 위가 그것에 따르고 돕게 된다. 하늘이 자기편에서는 것이다.

질풍과 우레, 좋은 기회라고 판단되면 돌진하는 것이 좋다.

적극적으로 곤란을 극복하고 널리 사회적 이익을 도모하는 자에게는 대길한 괘이다

43택천쾌(澤天)

大象傳 : 澤上於天 쾌 君子以施祿及下 居德則忌
(택상어천 쾌 군자이시록급하 거덕칙기)

쾌는 무력을 따르면 불리하다.

쾌란 결궤, 결렬의 결에 해당하는 말로서 타개한다, 중대사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제일 위에 음효가 있어서 다섯 개의 양효를 억압하고 있다.

독재자가 세론을 무시하고 학정을 펴고 있는 형상이다.

위험은 따르겠으나 비상수단에 호소해서라도 이 독재자를 단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건한 정신으로 그것을 행함으로써만이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화평해지는 것이다.

거기에는 불순한 동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

사리 사욕을 떠나 정의를 관철해 갈 것,

또한 자기 기반을 굳게 닦고 실행할 것, 폭력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44천풍구(天風)

大象傳 : 天下有風 구 后以 施命誥四方 (천하유풍 구 후이 시명고사방)

구괘에는 여자의 기운이 억세다.

여자에게 장가를 들지 말아라.

구라는 것은 해후의 후와 같은 뜻으로 우연히 만난다는 것이다.

괘에서 소인의 세력을 구축해 버리고 평화스러운 시대가 찾아왔다고 생각했을 때

뜻하지 않던 곳에서 재화를 만나게 됨을 의미한다.

괘의 형상을 살펴보면 한 개의 음효가 다섯 개의 양효를 싣고 있는데

마치 한 여자가 다섯 남자를 상대하고 있는 형상이다.

물장사를 하는 여자라도 상당한 솜씨를 가진 여자이다.

그런 방면에서는 좋은 괘이지만 결혼 상대로서는 마땅치 않다.

아내로 맞이하려면 상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이 괘를 나쁜 면에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연의 만남은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45택지췌(澤地萃)

大象傳 : 澤上於地 萃 君子以除戎器 戒不虞
(택상어지 췌 군자이제융기 계불우)

췌괘는 나라에서 제향을 올려야 할 괘이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지면 이롭다. 큰 희생이 있어야 길하다.

췌의 원뜻은 풀이 밀접해 잇는 것으로, 사람이나 물건이 집중해 잇다는 뜻으로 쓰인다.

땅위에 연못의 물이 모여서 초록이 무성하고 사람이 모여들어 교역이 시작된다.

마치 사막이 오아시스와 같다. 여행하는 자는 오아시스를 만나서 하늘의 은총에 감사한다.

이 괘는 현재의 번영이 하늘이나 조상의 덕으로 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감사하는 마음을

잊거나 자기의 힘을 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연못의 물이 땅 위에 모이는 형상이기 때문에 홍수가 나도 풍작을 이룬다거나

호수, 온천을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로부터 잉어가 하늘을 오르는 상이며 입시, 취직, 인사이동 같은 일에 대길한 괘이다.


46지풍승(地風升)

大象傳 : 地中生木 升 君子以順德 積小以高大
(지중생목 승 군자이순덕 적소이고대)

승괘는 크게 트이는 괘이다.

대인을 만나게 된다. 근심하지 말라. 남쪽을 정벌하면 길하다.

승이란 솟아오른다는 것이다.

땅 밑에 싹이 돋아 어린 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가는 형상을 나타내는 괘이다.

위로 뻗음을 나타내는 괘에는 세 가지가 잇다.

진, 승, 점으로 그 중 순조로운 성장이라는 점에서는 승괘가 최고이다.

세력으로 본다면 욱일 승천하는 진이 가장 왕성하지만 위험과 왜곡됨이 따르게 마련이다.

승괘는 견실하게, 또한 자신을 가지고 향상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어린 싹은 봄이란 계절과 강렬한 생명력과 풍부한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47택수곤(澤水困)

大象傳 : 澤无水 困 君子以致命遂志 (택무수 곤 군자이치명수지)

곤괘는 약간 곤궁하나 모든 것이 트이는 괘이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져야 한다. 대인이라면 길하고 허물이 없어야 한다.

곤이라고 하는 글자는, 한자풀이를 하면 울타리 안에 있는 나무로서 뻗으려고 하지만

막혀 있어서 괴로워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괘의 형상도 가득 차 있어야 할 연못의 물이 말라 버린 상태를 나타낸다.

또 세 개의 강효가 전부 음효에 가로막혀 있어서 괴로워하는 형상이다.

즉, 시시한 괘들에게 훼방을 받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금난에 봉착한다.

무엇을 말하든 믿어 주지 않듯 사방이 막혀 있는 때를 가리킨다.

그러나 시련의 때에야말로 인간의 참된 가치가 나타난다.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 왕의 신하가 되고 그 처는 오왕의 여비가 된 역경에 있으면서

와신상담하여 뜻을 성취한 고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48수풍정(水風井)

大象傳 : 木上有水 井 君子以勞民勸相 (목상유수 정 군자이로민권상)

정괘는 고을은 고치되 우물은 고치지 않는다는 괘이다.

잃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다. 가고 오고 하는데 우물을 우물로 쓴다.

거의 이르러도 아직 우물을 길어내지 못한다. 두레박이 깨어지면 흉하다.

정이란 우물을 의미한다. 괘상은 물아래 나무가 있고, 우물에 두레박을 드리운 형상이다.

우물은 겉모양이 잠잠해 있는 것 같지만 길어내도 마르지 않는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인데도 평소에는 그 고마움을 모른다.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고, 지나가는 나그네도 그 은혜를 입는다.

우물은 때때로 퍼내어 새 물이 괴게 해야 한다. 신진대사가 필요한 것이다.

우물에는 두레박이 없어서는 안 된다. 맑은 물도 길어내지 않으면 헛되이 썩고 만다.

우물은 이동하지 않는다. 고요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러한 성질을 인간 사이에 적응시켜 생각해 보게 하는 것이 이 괘이다.

49택화혁(澤火革)

大象傳 : 澤中有火 革 君子以治력明時 (택중유화 혁 군자이치력명시)

혁괘는 6일이 바로 성실한 괘이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져야 뉘우침이 없다.

혁이란 바로 잡는다는 뜻이다. 낡은 것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과정을 말한다.

괘의 형상을 보면 화와 수가 대항하고 있는 형상이다.

혁은 이런 모순과 상극을 해결하는 방도이다.

그렇게 하려면 잔꾀를 부리거나 사욕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다소의 혼란은 피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정도를 지켜야 한다.

혁신은 단순한 변화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적극적인 가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추악한 수단으로 목적을 더럽히지 말고, 이가 나타내는 명지,

용기로써 보다 높은 단계로 비약할 때인 것이다.

50화풍정(火風鼎)

大象傳 : 木上有火 鼎 君子以正位凝命 (목상유화 정 군자이정위응명)

정괘는 불과 바람이 합작하여 크게 길하게 될 괘이다.

정이란 세 발 달린 무쇠 솥을 말한다. 삶고 익히는 그릇으로 세 개의 발이 달려있다.

신령에게 바치는 공물을 담아 끊이는 제사 그릇으로, 과거에는 국가 권위의 상징이었다.

세 개의 발은 가장 안전성이 있는 것으로 세 사람이 힘을 모아 무거운 짐을 드는 형상이다.

개인으로서는 무슨 일에나 순조로운 진전을 나타내는 괘이다.

그러나 끝까지 협력관계를 잃지 않아야 한다.

51진위뢰(震爲雷)

大象傳 : 천雷 震 君子以恐懼脩省 (천뢰 진 군자이공구수성)

진괘는 위와 아래에서 우레소리가 진동하여 막힌 일이 트일 괘이다.

진이란 천둥소리, 움직이는 것을 나타낸다. 진괘가 두 개로 겹쳐져 있어서 하늘과 땅 사이를

진동시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 같은 천둥소리를 상징한다.

천둥소리는 소리는 크지만 사람에게 그렇게 해가 없다.

이처럼 침착하고 냉정한 태도를 지닌다면 예상외로 무사히 지나칠 수 있다.

이 괘는 또한 큰소리만 치면서 속이 빈 것을 말한다.

태산처럼 신중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52간위산(艮爲山)

大象傳 : 兼山 艮 君子以思不出其位 (겸산 간 군자이사불출기위)

간괘는 모든 사물이 등지고 있는 괘로서, 그 몸이 물건을 획득하지 못하고

행하여 뜰에 나아가더라도 그 사람이 사물을 보지 못한다. 그러나 허물이 없다.

간은 태연하게 움직이지 않는 산이다. 심사숙고해서 경거망동을 삼가야 할 시기이다.

경솔히 나아가면 산에 산이 중첩하는 난관에 부딪친다. 정지해야 할 때는 정지해야 한다.

괘의 형상은 각 효가 바로 응해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협력해 주는 사람을 기대할 수 없고, 홀로 자기 길을 가야 할 각오가 필요하다.

태연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차분히 노력해서 현재의 지위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회가 올 때까지 스스로 힘을 길러야 한다.

53풍산점(風山漸)

大象傳 : 山上有木 漸 君子以居賢德善俗 (산상유목 점 군자이거현덕선속)

점괘는 여자가 시집을 가면 길한 괘이다.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지면 이롭다. 점이란 서서히 나아가는 것이다.

급격한 성장은 바랄 수 없으나 착실하게 순리를 따라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괘의 형상은 산 위의 나무가 눈에 띄지 않는 속도로 착실하게 자라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여자가 차분하게 구혼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각 효가 일정한 틀을 가지고 순행하는 것을 나타냄으로 모든 일을 정연하게 해야한다.

54뇌택귀매(雷澤歸妹)

大象傳 : 澤上有雷 歸妹 君子以永終知蔽 (택상유뢰 귀매 군자이영종지폐)

귀매괘에는 남을 정벌하면 흉하다.

귀매란 젊은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괘가 나타내는 것은 정상적인 결혼이 아니다.

젊은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이 먹은 남자에게 접근해 와서

여자는 기다려야 한다는 상도에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음효가 양효를 누르고 있는 형상이며 남자가 움직이므로 여자가 기뻐한다.

즉 육체적 관계만으로 결합된 뿐으로 애정이 결핍되어 있다.

정신적인 면에 충실을 기하고, 결합이 오래 지속되도록 드높여야 한다.

55뇌화풍(雷火豊)

大象傳 : 雷電皆至 豊 君子以折獄致刑 (뇌전개지 풍 군자이절옥치형)

풍괘는 만사가 형통하는 괘이다.

왕이 여기에 이를 것이다. 근심하지 말아라. 마땅히 해가 중천에 뜨리라.

풍이란 성대하고 풍만한 것을 말한다. 이 괘는 모든 점에서 풍족한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궁하면 통하게 마련이고 성하면 반드시 쇠하는 것이 역의 원리이다.

역경 속에 빠진 자에게는 구원의 길을 나타내고 운이 성한 자에게 경고를 주고 있다.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사업을 확장할 수 없는 노릇이다.

원숙한 부분이긴 하지만 머지 않아 쇠퇴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56화산여(火山旅)

大象傳 : 山上有火 旅 君子以明愼用刑 以不留獄
(산상유화 여 군자이명신용형 이불유옥)

여괘는 모든 일이 조금씩 트이는 괘이다.

여괘는 고독한 나그네를 상징하며 그것은 불안전한 생활을 말한다.

이런 때에는 무리해서 난관을 타개하려 들지 말고 덤비는 일없이 온건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나그네가 목적지를 잃지 않듯 자신의 이상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인생 또한 하나의 긴 여행이다.


57손위풍(巽爲風)

大象傳 : 隨風 巽 君子以申命行事 (수풍 손 군자이신명행사)

손괘는 위와 아래가 바람이니, 크게 통하지 못하고 조금씩 통하는 괘이다.

갈 길이 있으면 이롭고, 대인을 만나면 이롭다.

손은 바람을 상징한다. 이 괘는 손이 두 개 겹친 형상으로,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다.

바람이 물체를 만나면 부드럽게 몸을 피해 간다.

손이란 겸손하고 사양하는 것을 말한다. 바람은 또 어떤 구석이라도 파고든다.

어떤 관계에서도 유연성 있게 적응성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있다.

그러나 지나친 유연성이 무원칙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58태위택(兌爲澤)

大象傳 : 麗澤 兌 君子以朋友講習 (여택 태 군자이붕우강습)

태괘는 물과 물이 서로 만나므로 만사가 형통한다.

태란 즐거워하는 것이다. 태는 연못, 소녀, 입을 나타낸다.

이 괘는 두 개가 나란히 겹쳐 있어서 처녀 둘이 즐겁게 말하며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곳에 보는 사람을 저절로 미소짓게 하는 화목한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이 괘는 즐겁고 화목하게 사는 것이 중요함을 말하고 있다.

입은 마음을 통하게 하지만, 잘못되면 더러워지고 오고 가는 말이 불화를 가져온다.


59풍수환(風水渙)

大象傳 : 風行水上 渙 君子以享于帝 立廟 (풍행수상 환 군자이형우제 입묘)

환괘는 일이 형통하는 괘이다.

환은 분산하다, 분산 시키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돛을 달고 배가 물위를 가는 상이라고 알려져 밖을 향해 큰 기운을 발산하고

대사업을 이룩해 가는 시기이다.

괘의 형상은 수면 위를 불어 가는 바람이 물결에 떠도는 나뭇잎이나 검불을 흩트려 놓는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정체된 상태를 불어 젖히고 새로운 출발을 기하는 데는 좋은 괘이다.

그러나 흩트린다는 것은 어두운 전도를 암시함으로 위험과 난관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60수택절(水澤節)

大象傳 : 澤上有水 節 君子以制數度 講德行
(택상유수 절 군자이제수도 강덕행)

절괘는 모든 일이 형통하는 괘이다.

괴로운 절제는 마음을 바르고 곧게 가질 수 없다.

절이란 한계를 지켜 머물다라는 의미로 이른바 절도를 지키는 것이다.

절의 본래 의미는 대나무의 마디를 가리키는데, 그 마디로 한계를 짓는 것이다.

괘의 형상도 연못이 물을 담고 있는 상태를 나타내며, 강물이 범람하지 않고

마르지도 않게 조절되어 있는 것이다.

절을 지킴으로써 참된 행복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절을 고집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절제가 너무 지나쳐 병에 걸린다면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61풍택중부(風澤中孚)

大象傳 : 澤上有風 中孚 君子以議獄緩死 (택상유풍 중부 군자이의옥완사)

중부괘는 돼지와 물고기가 길한 괘이다.

중부란 마음에 성실함이 넘쳐 있는 것이다.

위에 있는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닥쳐 아래에 있는 연못을 움직인다.

즉, 윗사람의 성의 있는 마음이 아랫사람을 감동시켜 즐겁게 따르도록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성의를 가지고 나아가면 위난을 극복하고 뜻을 성취할 수 있다.

또한 상하 괘가 입을 맞대고 있는 형상으로 진실하게 결합된 두 사람을 상징하는 괘이다.

62뇌산소과(雷山小過)

大象傳 : 山上有雷 小過 君子以行過乎慕 喪過乎衰用過乎儉
(산상유뢰 소과 군자이행과호모 상과호쇠용과호검)

소과괘는 만사가 형통하는 괘이다.

작은 일은 할 수 있지만 큰 일은 할 수 없다.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현명하다.

소과란 작은 자가 너무 많다는 것과 또한 약간 지나치다는 뜻이다.

대과의 괘와는 정반대이다. 소라는 것은 음을 말하는데 음효가 양효에 비해 많은 것이다.

즉 소인들이 판을 친다는 뜻이다.

괘의 형상은 상하가 서로 등지고 있어, 두 효를 합치면 위험이 된다.

무리하게 문제를 취급하려 들지 말고 사무를 민첩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나 소극적이라고 할만큼 저자세로 일에 임하면 크게 길할 것이다.

63수화기제(水火旣濟)

大象傳 : 水在火上 旣濟 君子以思患而豫防之
(수재화상 기제 군자이사환이예방지)

기제괘는 형통한 것이 작은 괘이다.

처음에는 길하나 나중에는 어려울 것이다.

기제란 만사가 이미 이루어진, 일이 모두 성취됨을 뜻한다.

이 괘는 각 효 모두가 정위에 있는 데다 바로 응하고 있다. 역의 이론에 의하면 이상적이다.

고난과 노력 끝에 모든 사람이 상응하는 지위를 얻어 안정되고,

일치협력해서 평화를 지키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역이란 끊임없이 변화이며 완성은 동시에 붕괴의 시작인 것이다.

완성되면 창조의 기운은 다 없어지고 만다. 현상유지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다.


64화수미제(火水未濟)

大象傳 : 火在水上 未濟 君子以愼辯物居方
(화재수상 미제 군자이신변물거방)

미제괘는 형통하는 괘이다.

작은 여우가 날쌔게 물을 건너려다가 그 꼬리를 적신다. 이로울 바가 없다.

혼란 속에 위험과 곤란을 무릅쓰고 광명을 구하는 것이 이 괘인 것이다.

좌절도 있다. 고통도 많다. 해야 할 일이 계속 닥친다.

그것을 단숨에 처리하려 들지 말고 끈질기고 차근차근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일치협력해서 난관을 뚫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가능하면 기가 넘쳐흘러서 건으로 돌아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