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에서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서울시정사진특별전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는 사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되어 있다. 3.1운동과 함께 4.19혁명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이다. 4.19혁명 50주년을 앞두고 당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법회 모습이 담긴 사진이 확인됐다.

지난 3월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시정사진특별전 ‘재건시대 서울’에는 1960년 혁명 직후 신촌 봉원사에서 엄수된 희생자들의 49재 추모재 행사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신촌 봉원사에서 거행된 4.19 희생자 추모행사 모습이다. 이날 행사는 4월 혁명유족회 주최로 집행되었고 유가족, 각계 인사 및 학생 시민 등 수천여명이 참여하였다. 특히 학생대표들의 애끓는 조사는 유족들의 오열을 자아내게 했다.”

의거 직후 사찰서 거행

개운사 스님 조화 ‘눈길’

하지만 본지 확인 결과 국가기록원에 소장되어 있는 같은 날 사진에는 신촌 봉원사가 아닌 강남 봉은사에서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되어 있다. 국가기록원에는 ‘4.19 의거 학생 일반인 49재’라고 기록되어 있다.

1960년 3월15일 정부통령 부정선거로 촉발된 4.19혁명은 같은 해 4월26일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선언을 할 때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피를 흘렸다. 이후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려고 했지만 1년 뒤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꺾이고 말았다. 경찰의 발포로 희생된 민간인만 해도 100여명을 넘어선다. 당시 한국일보는 사망자가 151명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비해 동아일보는 98명, 조선일보는 8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독재정권을 쓰러뜨리고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젊은 영혼들을 추모하는 자리가 신촌 봉원사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번에 전시된 당시 사진을 살펴보면 영단 위에 100여개 안팎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또한 그 앞에는 제물(祭物)이 산처럼 높게 쌓여 있고, 제단 주위에는 각계에서 보내온 조화가 줄지어 있다. 서울 개운사 주지 임동암(林東庵)스님이 보낸 조화가 있다.

제단 앞에는 20여명의 스님들이 가사를 수하고 합장하며 영가들의 왕생극락을 축원하고 있으며, 주위에는 유족들을 비롯해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이 운집해 있다. 또한 팔각등과 번(幡)이 추모분위기를 더욱 엄숙하게 하고 있다.

4.19 혁명 당시 불교계는 동국대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스님과 청년 불자들이 동참했다. 또한 4.19 이후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4.19 순국학생합동위령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다양한 위령제와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이 사진들은 다음 기회에 소개할 예정이다.  

[불교신문 2712호/ 4월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