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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과게송

사익경

 

사익경

 
 
 
“집착 없애라” 무상과 보살행 강조
 
  사익범천보살에 부처님법 설한 경전
 
 ‘유마경’ ‘금강경’과 유사한 점 많아
 
부처님이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 수많은 비구, 보살 그리고 천인들이 모였다. 이에 부처님은 신통을 부려 몸에서 밝은 빛을 내니 소경이 눈을 뜨고 무지한 사람들도 설법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동쪽으로 72억 나라를 지난 세계에 살던 사익범천보살이 이 빛을 받고 부처님께 찾아와 보살이 닦아야 할 불도수행을 묻는다. 이 질문을 받은 부처님이 법을 설해 놓은 경이 <사익경>이다. 본 이름 <사익범천소문경(思益梵天所問經)>을 줄여 부르는 이름이다. 사익은 색계 범천의 천왕 이름이다. 축법호는 지심(持心)이라 번역하였다.
 
이 경은 <유마경>과 더불어 억양교(抑揚敎)라 불러온 경전이다. 억양교란 소승을 억누르고 대승을 천양한 경이란 뜻이다. 중국 불교사에서 한 때 이 경을 매우 중요시 한 적이 있었다. 한역본에 구마라습이 번역한 <사익범천소문경> 외에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지심범천소문경(持心梵天所問經)>과 보리유지(菩提流支)가 번역한 <승사유범천소문경(勝思惟梵天所問經)>이 있다. 구마라습 본과 축법호 역본의 각각 4권으로 되어 있는데 보리유지 역본은 6권으로 되어 있다. 4권 경은 모두 18품으로 나눠져 있는데 보리유지의 6권 경은 품을 나누지 않았다.
 
이 경에 설해진 내용은 반야부 경전 특히 <금강경>과 매우 유사하다. 내용이 다소 난삽한 점이 있으나 <금강경> 법문과 마찬가지로 집착을 없애라는 무상(無相) 법문이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 반야바리밀다를 통한 보살행 실천을 강조한다.
 
문담품(問談品) 제6에는 <금강경> 4구게와 비슷한 뜻의 4구게가 나온다.
 
“범소유행(凡所有行) 개시불행(皆是不行) 약불행즉시행(若不行卽是行) 당지(當知) 무소행시보제(無所行是菩提)”
 
“무릇 행하는 것이 있으면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행하는 것이 없으면 행하는 것이니, 마땅히 알라. 행하는 것이 없는 것이 보리이니라”
 
상에 집착하는 수행을 경계하여 행함이 없는 행이 진정한 수행이라는 것을 밝혀 놓았다.
 
또 부처님께 귀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밝혀 놓은 대목이 있다.
 
“색으로써 부처님을 보지 말고 수.상.행.식으로써 부처님을 보지 말라. 이렇게 하는 것을 부처님께 귀의한다 하느니라”
 
이 말 역시 <금강경>에 설해진 내용과 비슷하다.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대비를 물었을 때 부처님은 32가지의 대비를 하나하나 말씀 하면서 부처님은 항상 대비로써 중생을 구원한다 하였다. 예를 들면 일체법이 ‘나’가 없고 ‘중생’이 없고 ‘수명’이 없고 ‘사람’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중생들은 모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러한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는 대비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이렇게 대비로써 중생을 구호하는 사례를 말씀하시고 마지막에 중생에게 무상을 가르치기 위해 대비를 일으킨다 하였다.
 
일찍이 인도에서 천친(天親:Vasubandhu)보살이 이 경을 연구, 6권의 논을 지었다. 중국에서도 동진의 도안(道安)이나 현명(賢明의) 주소(注疏)가 있었으나 이 경을 깊이 연구한 사람은 명대의 조동종 계통의 스님인 원징(圓澄)으로 1603년에 이 경의 주석서를 짓고 이 경의 수지를 널리 권장하였다 한다.
 
우리나라의 원효스님도 자신이 쓴 여러 경의 주소에서 이 경을 자주 인용하였다.
 
지안스님 / 조계종 승가대학원장
   
[불교신문 2344호/ 7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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