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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40. 대머리로 고민한 의사
伯松金實根
2021. 5. 13. 08:00
옛날 어떤 사람이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겨울이 되면 매우 춥고 여름이 되면 매우 덥고,
또한 모기와 벌레가 물기 때문에 밤낮으로 시달려 심한 고통을 받았다.
그때 여러 가지 방술(方術)을 잘 아는 의사가 있었다.
대머리는 그에게 가서 말하였다.
"원컨대 선생님은 내 병을 고쳐 주십시오."
그런데 그 의사도 대머리였다.
의사는 곧 모자를 벗고 머리를 그에게 보이면서 말하였다.
"나도 그 병으로 고통받는 중이오.
만일 내가 그것을 다스려 낫게 할 수 있다면
먼저 내 병을 다스려 이 걱정을 없앨 것이오."
세상 사람들도 그와 같다.
생로병사의 침노를 받으면서 오래 살 곳을 구하다가,
슈라마나나 바라문들의 좋은 의사가
온갖 병을 잘 고친다는 말을 듣고 그들에게 가서 말한다.
"원컨대 나를 위해 이 덧없는 생사의 걱정을 덜고,
항상 안락한 곳에서 영원히 살아 죽지 않게 해 주십시오,"
그때 바라문들은 대답했다.
"나도 그 덧없는 생로병사를 걱정해서 갖가지로 영원히
사는 곳을 찾았으나 끝내 얻지 못하였소.
만일 지금 내가 그대를 고칠 수 있다면 내가 먼저
내 병을 고친 다음에 그대 병을 고칠 것이오."
이것은 마치 저 대머리를 걱정하는 사람이
스스로 괴로워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